영주 부석사 3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 보았습니다. 숲을 지나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도 들었습니다. 천마디 백마디 말인들 그 순간의 마음을 대신 할 수 있을까요? 다 버리러 가서 다 버리고 옵니다. 다 비우러 가서 다 비우고 옵니다. 우주의 시간 앞에 한없이 작은 존재인 나와 ..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5
영주 부석사 2 그리운 부석사 / 정호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 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여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 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4
영주 부석사 1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을 읽었더랬지요. 누군가에게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더랬지요. 늘 가보고싶은 곳의 첫번째로 꼽는 곳이었지만 언제 가볼 수 있을지는 그저 먼, 막연한 기대 속의 부석사였지요. 이정표에서 부석사라는 세글..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4
불영사 계곡 꼬불꼬불 계곡길을 따라 달립니다.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 것 같은 기암절벽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산은 산이라서 좋고 물은 물이라서 좋습니다. 어제는 바닷길을 따라간 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산과 계곡을 따라가는 길이 될 것 같습니다. 선유정이라는 정자에서 내..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4
죽변항 죽변은 항구다. 바다도 없는 내륙에 사는 사람이다보니 이렇게 한번에 많은 배가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놀랍습니다. 배와 배 사이를 통해 바라보는 바다, 정박한 배에서 어획한 생선들을 내리는 손길도 이 한나절 분주한 곳이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또 덕분에 막..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4
울진 해상 낚시터 나이 먹는 일에 대해 생각한 것은 그즈음이었습니다. 나이 만 있고, 나이없는 사람이 되기는 싫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 즈음이었습니다. 나이 든다는 것은 넓이를 얼마나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넓 이를 어떻게 채우는 일이냐의 문제일 텐데 나이로 인해 약 자가 되거나 나이로 인해..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4
후포해변 7번 국도를 따라 울진을 향해갑니다. 더러 내비게이션의 여인네 목소리를 무시하고 바닷가로 가까이 더 가까이 굽은 길을 택해가기도 합니다. 차창을 열면 바로 눈앞으로 펼쳐지는 동해가 먼 운무 속에 끝없습니다. 그렇게 달리다 잠시 머문 후포해변! 바람도 고요하고 파도도 한..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3
조사리 바다 파도가 닿고 싶었던 그 간절함의 거리를 압니다 닿을 듯 닿을 수 없는 거리 제 몸 부수어가며 달려 온 걸음들이 무너지듯 돌아설 때마다 차르르 잔자갈 쓸어내리던 소리 파도 제 울음소리에 묻어 애끓는 가슴 훑어내리는 거라는 것도. 내 낡은 기억의 귀퉁이 닳고 닳아 무디어진 ..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3
호미곶에서 너를 향해 오는 길이 그러하였다 다 버리고 빈 손, 너를 보는 일이 그러하였다 그 손에 무엇을 얹어 허공을 받들것인가 너를 보고싶었다 무한 허공을 받든 손, 그 손가락 사이사이 껍데기는 흘려버리고 나도 거기 그 바다에서 우뚝 세상의 알맹이를 향해 손 벌리고싶었다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3
나는 간다 거대한 어항 같은 도시 안에서 물기 없는 호흡을 하고 있을 때,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 지 않은 누군가와 떠들고 있을 때, 문득 나를 에워싸고 있는 많은 것들을 놓고 싶을 때, 깊은 밤 잠에서 깨어 통장 잔액 확인을 하고 있을 때, 죽집에 들어가 죽 ..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