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여관 / 이병률 사진 다음블로그 묘묘님 작품 맨발의 여관 / 이병률 별에게 감히 말을 건 것을 용서해다오 색깔을 잘못 사용한 죄를 씻어 가다오 이 가을 하늘 지붕에다 오늘따라 몸부림치는 구름에다 빠뜨려 나를 심판해다오 바람의 가시를, 혁명의 마디를 뽑아다오 아침마다 황금빛으로 울먹였..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10.18
9월 / 오세영 9월 /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9.05
가을 / 유안진 가을 / 유안진 이제는 사랑도 추억이 되어라 꽃 냄새보다는 마른 풀이 향기롭고 함께 걷던 길도 홀로 걷고 싶어라 침묵으로 말하며 눈 감은 채 고즈넉이 그려보고 싶어라 어둠이 땅 속까지 적시기를 기다려 비로소 등불 하나 켜놓고 싶어라 서 있는 이들은 앉아야 할 때..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8.22
외딴 섬 / 천양희 외딴 섬 / 천양희 어려운 일은 외짝으로 오지 않는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모든 것은 실존 때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아직 밟지 않은 수많은 날들이 있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자기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7.29
점묘법으로 듣다 / 정진영 점묘법으로 듣다 / 정진영 이슬비 온다 사락사락, 얇은 물빛 목소리 이슬비 온다, 어린 새순들 오그렸던 귀를 연다 사락사락, 빗방울이 들어왔다 돌아나간다, 실가지가 흔들린다, 손톱만한 나뭇잎을 뚫고 스며드는 물 속삭임 사락사락, 숨구멍이 간지럽다, 소곤대는 말을 들으려 사락사락..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6.12
가는 봄 / 윤제림 가는 봄 / 윤제림 - 청산옥에서 8 조금 더 보고 싶은 대목인데, 화면이 바뀝니다, 아예 꺼집니다 주인의 짓입니다 객실 어디선가 툴툴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주 잠시! 조금만 더 바라보았으면 싶은 얼굴들인데, 봄꽃은 너무 빨리들 집니다 梅花년이 좀 앙탈을 부리는 듯했으나 이내 꽁무..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5.05
심야발 안부 / 이은규 심야발 안부 / 이은규 이름 지을 수 있지만 해결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한 밤 마련된 안부를 적는다 첫 문장과 두 번째 문장 사이에 구겨지는 편지 몇 번 더 마침표를 앞에 두고 찢겨지는 문장들 꽃들이 엉망진창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이곳엔 아직 피지도 않았는데, 가는 봄 다정한 호명도..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5.03
봄밤을 위한 에스키스 2 / 천서봉 봄밤을 위한 에스키스 2 / 천서봉 많은 날 다 보내고, 그 많은 사람 다 보내고 그래도 모자라 써봅니다. 벚꽃 편지, 나무를 안고 일어서본 사람은 알지요. 쿵쿵 나무의 심장이 들려주는 둥근 도장의 파문, 창문을 열며 꽃들은 통증처럼 터지고, 긴 봄밤 나는 허리 앓습니다. 허리라는 중심과..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3.19
봄 / 김상미 다음 블로그 <혼자노는 숲> 묘묘님 사진작품 봄 / 김상미 우리 봄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으련 ? 봄의 꽃 봄이 섞어놓은 색깔에 대해서? 아침 해가 몰고 온 향기로운 바람속에서 뜨거운 쑥차를 마시면서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봄을 머금은 한강 그 한강의 기쁨이 어떻게 봄을 확장시켜 가..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3.11
명자나무 / 장석주 명자나무 / 장석주 불행을 질투할 권리를 네게 준 적 없으니 불행의 터럭 하나 건드리지 마라! 불행 앞에서 비굴하지 말 것. 허리를 곧추세울 것. 헤프게 울지 말 것. 울음으로 타인의 동정을 구하지 말 것. 꼭 울어야만 한다면 흩날리는 진눈깨비 앞에 서 울 것. 외양간이나 마른 우물로 휘..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