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래 모르는 곳으로 / 김선재 아무도 몰래 모르는 곳으로 / 김선재 얼마나 더 멀어져야 전생(全生)이 물빛인 것을 알게 될까 물빛이 범람하는 계절에는 신발을 벗어야지 수심이 깊어지는 새벽에는 뒤꿈치를 들고 열린 창문 밑을 지날 때는 숨을 참으며 사는 게 빛나던 시간이 있었다 사는 게 빚이던 시간도 있었다 생..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7.19
꽃밭에서 쓴 편지 / 김상미 꽃밭에서 쓴 편지 김상미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대가 떠난 뒤 나는 꽃들과 친해졌답니다. 그대가 좋아했던 꽃들. 그 꽃들과 사귀며 하루하루 새 꿈을 개발해내고 있답니다. 그대가 가장 좋아했던 꽃이 안개꽃이었나요? 영원한 사랑. 그 꽃으로 그대는 나를 유혹하고 나를 버렸지요. 꽃밭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7.05
봄의 묵서 / 조 용 미 봄의 묵서 / 조 용 미 당신은 몸뚱이가 가지고 있는 물질적이고 구체적인 고독에 대해 생각해보았는지요 살가죽의 고독, 눈꺼풀의 고독, 입술 가운데 주름의 고독, 엄지와 검지 사이 살이 구겨진 듯 오래 접혀 있을 때의 고독, 무너지지 못하는 등뼈의 고독, 종아리 속 정강이뼈의 고독, 뭉..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5.03
속눈썹의 효능 / 이은규 속눈썹의 효능 / 이은규 때로 헤어진 줄 모르고 헤어지는 것들이 있다 가는 봄과 당신이라는 호칭 가슴을 여미던 단추 그리고 속눈썹 같은 것들 돌려받은 책장 사이에서 만난 단어, 속눈썹 눈에 밟힌다는 건 마음을 찌른다는 것 건네준 사람의 것일까, 아니면 건네받은 사람 온 곳을 모르..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4.27
봄병 / 공광규 봄병 / 공광규 어느 분이 봄소식 전하려고 하늘에서 풀쩍 뛰어내리다 바위에 상처를 입어 산등성이마다 피가 번져 진달래여요 신록은 그것이 산불이 이는 줄 알고 출렁출렁 능선으로 파도쳐 가서는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벚나무 가지에 하얀 물거품을 팝콘처럼 얹어 놓았어..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4.14
4월 / 심보선 4월 / 심보선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지의 별빛과 제국 빌딩의 녹슨 첨탑과 꽃눈 그렁그렁한 목련 가지를 창밖으로 내민 손가락이 번갈아가며 어루만지던 봄날에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에 너의 소식은 4..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4.02
안부 / 장석남 안부 / 장석남 오도카니 앉아 있습니다 이른 봄빛의 분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발목이 햇빛 속에 들었습니다 사랑의 근원이 저것이 아닌가 하는 物理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빛이 그 방에도 들겠는데 가꾸시는 매화 盆은 피었다 졌겠어요? 흉내내어 심은 마당가 홍매나무 아래 앉아서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3.15
봄, 양화소록 / 조용미 <사진> 다음블로그 진란님 작품 봄, 양화소록/조용미 올봄 하릴없이 옥매 두 그루 심었습니다 꽃 필 때 보자는 헛된 약속 같은 것이 없는 봄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군요 내 사는 곳 근처 개울가의 복사꽃 활짝 피어 봄빛 어지러운데 당신은 잘 지내나요 나를 내내 불들고 있는 꽃 핀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3.09
오래된 농담 / 천양희 오래된 농담 / 천양희 회화나무 그늘 몇평 받으려고 언덕 길 오르다 늙은 아내가 깊은 숨 몰아쉬며 업어달라 조른다 홥환수 가지끝을 보다 신혼의 첫밤을 기억해 낸 늙은 남편이 마지못해 업는다 나무그늘보다 몇평이나 더 뚱뚱해져선 나, 생각보다 무겁지? 한다 그럼, 무겁지 머..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2.19
뼈아픈 후회* / 박정대 뼈아픈 후회* / 박정대 (창밖에는 비가 오구 있어요, 비가 오지 않는다면 올 때 까지 기다렸다가 이 글을 읽으세요, 세르주 갱스부르**의 이니셜 B.B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읽으면 더욱 좋구요, 갱스부르의 노래가 없다면 갱들이 부르는 노래두 괜찮구요, 노래구 뭐구 글을 안 읽으신..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