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 / 문인수 간통 - 문인수 이녁의 허리가 갈수록 부실했다. 소문의 꼬리는 길었다. 검은 윤기가 흘렀다. 선무당네는 삼단 같은 머리채를 곱게 빗어 쪽지고 동백기름을 바르고 다녔다. 언제나 발끝 쪽으로 눈 내리깔고 다녔다. 어느 날 이녁은 또 샐 녘에사 들어왔다. 입은 채로 떨어지더니 코를 골았다. 소리 죽여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1.10
싹튼 양파들 / 조말선 싹튼 양파들 / 조말선 전화를 걸었다 아무도 받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 신호음을 들었다 나는 한번 시도한 일은 멈출 줄 몰랐다 나는 한 번 들어선 길은 돌아갈 줄 몰랐다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뚜 듣지 못한 응답이 나에게로 돌아와 꽂혔다 차창 밖으로 발개진 꽃잎들의 통화가 소란스러졌다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1.09
더딘 사랑 / 이정록 더딘 사랑 詩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