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항에서 남의 편 당신, 남가인 당신과 남당항에서 회를 먹는다 몇 십년을 살아도 마누라 회 못먹는 줄 모르니 남이고 대하 보자고 와서 회를 먹으니 역시 당신이다 살아 온 연식만큼 얼굴은 남매처럼 닮아가도 입맛만은 지독하게 서로 합合이 못들어서 나란히 바다를 마주하고 앉아도 당신은 바..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9.12
가을이 오면 ᆞ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낮엔 매미가 울고 저녁엔 귀뚜라미가 운다 어느 날, 한낮이 적막해지고 귀뚜라미 울음만 한밤 가득해지면 가을이 깊어가는 것이겠다 여름 내 , 목이 터져라 울어댄 애끓는 사랑도 끝이 나겠다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9.04
여우비 그대의 안부가 당도했습니다 행복해라 아프지마라 그 말에 잠시 눈물이 났습니다 거기도 햇살 환한데 비님이 오시거든 제 마음 다녀간 줄 아셔요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8.28
엎다 채우다와 비우다의 크기를 계산하면 부호는 채우다 쪽으로 열린다 비워야 채운다 채워야 비운다 비우다와 엎다의 크기를 계산하면 부호는 엎다 쪽으로 열린다 비워야 엎는다 채워진 것을 엎으면 쏟아질 뿐이다 지붕 없는 곳에 두고 비우고 뚜껑을 덮지않은 항아리는 빗물이 고여 썩거나..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8.24
착각 샵 뒤의 작은 뒤란 벽과 담장 사이 쪼그리고 앉아 한철 꽃 피우고 폐허가 된 화분들을 살피다가 문득 올려다 본 허공에 거미 한 마리, 공중부양 중이시다 저기 허공 어디 줄이 있을 것이나 그 줄을 에둘러 길을 내고 집을 지었을 것이나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는 보이지않는다 줄도 없이 공..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8.24
관심 키워보고나서야 알았다. 실패를 거듭하고서야 알았다 어떤 화초는 매일 물을 주어야하고 어떤 화초는 어쩌다 물을 주어야 한다 매일 물을 주는 동안 띄엄띄엄 물을 주어야하는 것들은 뿌리가 썩어갔고 어쩌다 물을 주는 동안 매일 물을 주어야하는 것들은 시들어 갔다 모자람보다 넘치..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8.20
네펜데스, 개똥 철학 오늘은 다연의 이웃에 있는 꽃나무에서 네펜데스(Nepenthes) 화분 하나를 샀어요. 네펜데스는 포충낭(벌레잡이통)의 꿀샘에서 향긋한 냄새를 발산하여 곤충을 유인, 포충낭 안의 고여있는 소화액으로 벌레를 잡는 식물이래요. 쉽게 말하면 달콤한 향기로 곤충을 유인해서 잡아먹는 식충식..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5.26
시도 시도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그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듣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듣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이해하는 것, 내 생각과 그대의 이해 사이..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5.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