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판매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 멋스럽다. 어여쁘다. 간결하다. 꼿꼿한 대나무 살을 휘어 곡선을 만들었다. 저 곡선으로 생겨난 크고 작은 공간이 많은 양의 수납도 가능하게 해준다. 철마다 꽃같은 편지를 써 누구에겐가 사랑을 전한 이 있으리. 굽이굽이 세상의 굽이마다 긴 시를 유서처럼 남긴 이..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26
옹기 초병(초항아리) 유약이 자연 산화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안에 담아 삭힌 것들의 시간과 세월을 이젠 저 몸이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일반적인 옹기초병과는 조금 다른 모양의 주둥이를 가졌다. 오목 들어간 주둥이의 아랫쪽에 줄을 묶을 수도 있게 제작된게 아닌가 싶다. 가로 25 세로 30의 사이즈, 깨진 곳 없고 ..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23
풍로 옛날 아궁이에 불을 땔 때 쓰던 물건이다. 자전거 체인처럼 고무줄 팽팽하게 당겨진 손잡이를 돌리면 몸체 안에 있는 날개가 바람을 일으켜 불씨를 살려준다. 까무룩 하다가도 풍구를 돌릴 때마다 살아나던 불씨, 그 빠알간 불빛을 검댕이 묻은 얼굴과 어머니 그리고 부엌의 한 풍경으로 추억하는 이..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22
워낭 워낭 : 소의 귀 뒤에서 턱 밑으로 늘어뜨려 단 방울. 소가 움직일 때마다 종 소리가 난다. 산이나 들에서 풀을 먹일 때 소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부 지역에서는 처마 끝에 다는 ‘풍경’의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소 풍경’이라 부른다. * 네가 울려주는 소리로 너를 찾을 수 있다면 그 ..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20
눈에 익은 것들 베틀바디엔 명함을 꽂아두었다. 키 큰 자리바디와 키 작은 가마디바디도 키를 재듯 나란히 세워두었다. 걸 곳 없는 호롱과 풍경도 문살 위에 자리 잡았다. 앙징맞은 학교종 아래는 신사종과 풍경을 사이좋게 어깨를 맞대고 걸어두었다. 조롱박과 나무를 깍아 만든 작은 표주박도 다식판과 나란히 걸었..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19
명주 다리미 손잡이가 달린 숯다리미의 다림질 방법은 다림질감을 다림질판에 놓고 다리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다림질감을 마주 잡아당기면서 그 위를 문질러 다림질한다. 이 때 여러 번 문지르지 않아야 하며 뜨거운 다리미로 단번에 습기를 말리면서 다려야 풀도 서고 곱게 다려진다. 이 다리미는 명주를 다..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15
엔틱 전화기 손님과 함께 온 고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저 전화기를 보고 다이얼을 어떻게 돌리는가 물어서 당황한 적이 있다. 사용하지 않은 세대들에겐 저 다이얼조차 낯선 것이라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으므로. 버튼도 아니고 이젠 터치로 모든 걸 척척해나가는 세대에게 전화번호 일일이 다이얼을 돌려야 ..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