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그 날, 풍경의 이름을 받아적지 못했네

다연바람숲 2011. 3. 15. 20:12

 

언제 찾아가도 섬진강의 품은 늘 넉넉하기만 해요.

하고싶은 말 삼박사일을 늘어놓아도 한결같은 표정으로 다 받아줄 것 같아요.

 

딱 요맘때쯤 매화꽃을 만나겠다고 떠나본 것이 이번으로 세번째,

처음 찾아가던 해에는 지독한 꽃샘추위에 벙글기 시작하는 매화꽃 위로 눈보라가 날렸고

두번째 찾아가던 때에는 황사의 진원지가 아닐까싶게 섬진강 무서운 모래폭풍을 만났고

올해는 맑고 푸른 하늘이랑 착하고 순한 햇살과 바람까지는 참 좋았는데

지난 주 혹독했던 꽃샘추위 때문인지 매화꽃이 피지않아 많이 아쉬웠어요.

 

그래두...

좋은 사람들과 좋은 풍경을 마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같은 꿈을 가진, 그 꿈의 고뇌를 함께 나누는 사람들과 풍경 속에 함께 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올해 다시 찾아가 만개한 매화는 만날 수 없더라도

꽃은 내년에도 또 후년에도 또 피어나고 언젠가는 그 꽃물결 속에 설 수도 있을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