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뜻밖의 봄편지를 받았어요.
아주 오래 기다렸지만 한 번도 먼저 온 적 없던 편지,
글씨마다 빗물이 젖어있어서 오래오래 펼쳐 읽었어요.
겨우내 메마른 가지들 툭툭 움트는 소리가 들렸어요.
화르르 어디선가 꽃 피는 소리도 들렸어요.
또 3월을 견디게 해줄 편지를 보내 온 저 비를
누군가는 겨울비라고 부를지 모르겠지만
나는 봄비라고 부르겠어요.
처음으로 꽃피는 꽃나무를 노래함 / 장석주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봄은 세상에 처음으로 오는 봄이다.
당신을 만난 것이 꿈만 같다고,
기막힌 우연 같은 필연이라고,
오늘 羊毛보다 더 가벼운 빗발들이 협죽도 위에 이슬 맺는다.
비 그치고 나면 봄은 우리 사랑 기려 우주 속에 상형문자를 새겨놓으리.
사랑은 이 봄땅에 새로 돋는 초록 筍들이다!
사랑은 이 봄비 그친 하늘에 홀연히 반원 그리며 떠오른 무지개다!
사랑은 이 봄 가슴 속 벅찬 기쁨 때문에 처음으로 벙근 꽃떨기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봄 꽃들은 세상에 처음으로 피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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