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동안의 고독 / 가부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드디어 책장을 덮었다. 읽고 덮기를 반복하며, 뒤늦게 짬짬이 읽으려고 잡은 가벼운 책들을 먼저 읽어내고도 고작 중반부까지 읽어내는데 한 달여의 시간을 허비해 버렸고, 그나마도 펼치지 못한 날이 많았다. 혼자 자유로운 책읽기의 좋은 점은 밀린 숙제를 하듯 결코 서두를 일이 없다.. 창너머 풍경/독서 - 빌리는 말 2017.04.25
당신이라는 제국 / 이병률 당신이라는 제국 / 이병률 이 계절 몇사람이 온몸으로 헤어졌다고 하여 무덤을 차려야 하는 게 아니듯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찔렀다고 천막을 걷어치우고 끝내자는 것은 아닌데 봄날은 간다 만약 당신이 한 사람인 나를 잊는다 하여 불이 꺼질까 아슬아슬해할 것도, 피의 사발을 비우고 다..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7.04.21
About 소반 [小盤 ] 소반은 우리나라 좌식생활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방가구의 하나이다. 소반은 식기를 받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쓰는 작은 상으로 다른 가구와 달리 계층을 막론하고 널리 사용한 생활필수품이었다. 부엌에서 사랑채나 안채로 식기를 받치고 옮기는 쟁반의 기능과 함께 방.. 오래된 시간/고가구-About 2017.04.21
민들레 민들레 큰딸아이 생일날 멀리 있어 미역국도 끓여주지 못했다 많이 낳았다 싶던 아이 셋 큰 아이 파주, 둘째 서울, 막내 충주 제 갈 길로 뿔뿔이 흩어져 나가고 빈 대궁 부모만 남아 까치발 키를 높이고 있다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7.04.21
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나와 많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두렵다. 비슷한 사람하고의 친밀하고도 편한 분위기에 비하면 나와 다른 사람 앞에서는 본능적으로 속을 여미게 된다. 그럴수록 나와 같은 사람을 찾겠다면서 여러 시험지를 들이대고 점수를 매기는 게 사람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17.04.18
풀 풀 어떤 생애는 구멍이 세계다 오래된 가게 앞의 시멘트 바닥, 셔터 고리가 빠져나간 자리에 풀이 자라 일필휘지 중이다 바닥의 구멍을 찾아들었던 생애가 바닥의 구멍에 뿌리를 내리고 척박한 바닥의 구멍에서 일어서기까지 온몸을 다해 입지전을 완성하고 있다 바닥의 절망과 구멍의 ..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7.04.15
작은 꽃 접시들<판매왼료> 작은 꽃접시들을 구해달라 하신 고객님이 계시지요. 어떤 꽃접시들이 들어왔는지, 주문하신 분은 어떤 꽃접시를 좋아하실지 박스에 하나하나 포장된 접시들을 꺼내 펼쳐보다가 하아~ 제가 빠져들고 맙니다. 덩치 큰 가구들 위주로 취급하다보니 작은 그릇같은 건 관심없던 것도 사실, 간..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7.04.14
청주 다연, 4월 꽃밭에서 쓰는 편지 꽃밭에서 쓴 편지 / 김상미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대가 떠난 뒤 나는 꽃들과 친해졌답니다. 그대가 좋아했던 꽃들. 그 꽃들과 사귀며 하루하루 새 꿈을 개발해내고 있답니다. 그대가 가장 좋아했던 꽃이 안개꽃이었나요? 영원한 사랑. 그 꽃으로 그대는 나를 유혹하고 나를 버렸지요. 꽃밭..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7.04.14
4月 4月 모질었던 시간을 견디는 동안 모질게 꽃이 피었다 모질었던 시간과 결별하는 동안 어느 꽃은 피고 또 어느 꽃은 졌다 견디고 있다고, 살아 있다고 외치고 싶을 때 꽃들은 피었다 보여준 생애만으로도 기꺼워 더는 할 말이 없을 때 꽃들은 진다 삼월은 고요하였고 소란스러웠으며 지극..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7.04.14
벚꽃 벚꽃 죽어도 좋을 듯이 연애하던 여자는 뜨겁다가 식는 일이 봄날 일교차 같았다 아침에 핀 꽃이 저녁에 지기도 했다 쉽게 핀 꽃은 쉬이 졌고 빨리 잊었다 죽어도 안잊겠어요는 있어도 죽어도 못잊겠어요는 없는 거라고 그녀의 기억은 아무리 상처가 깊어도 쉽게 아물고 쉽게 새살이 돋.. 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2017.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