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비애 / 김상미 끝없는 비애 / 김상미 언제나 나는 흔들린다 바람에 흔들리고 사랑과 미움에 흔들리 고 아름다움에 흔들리고 꽃에 흔들리고 오래된 바위에 흔들리고 물소리에 흔들리고 우연에 흔들리고 밥과 가족에게 흔들리고 삶 과 죽음에 흔들린다. 한 번 흔들릴 때마다 내 몸의 모든 솜털 유유히 일어서고 나는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8.06.10
모든 시작은 결국에는 다만 계속일 뿐 그들은 둘 다 믿고 있다. 갑작스런 열정이 자신들을 묶어 주었다고. 그런 확신은 아름답다. 하지만 약간의 의심은 더 아름답다. . . . . 모든 시작은 결국에는 다만 계속일 뿐. 운명의 책은 언제나 중간에서부터 펼쳐지는 것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첫눈에 반한 사랑> 중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8.06.06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김경미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김 경미 아무리 말을 뒤채도 소용없는 일이 삶에는 많은 것이겠지요 늦도록 잘 어울리다가 그만 쓸쓸해져 혼자 도망나옵니다. 돌아와 꽃병의 물이 줄어든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꽃이 살았으니 당연한데도요. 바퀴벌레를 잡으려다 멈춥니다. 그냥,왠지 불교적이 되어갑니..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8.06.06
9일간의 여왕 Execution of Lady Jane Grey - by Delaroche, Paul(1797∼1856) 폴 들라로쉬의 <제인 그레이의 사형집행>이란 작품입니다 그녀는 '9일간의 여왕' 또는 '런던 탑의 비극'이라는 애절한 이야기로 전하여집니다. 제인은 헨리 7세의 증손녀로 매우 아름답고 영리하여 헬라어, 라틴어, 히브리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에 ..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6.07.19
밥이 쓰다 / 정끝별 밥이 쓰다 / 정끝별 파나마A형 독감에 걸려 먹는 밥이 쓰다 변해가는 애인을 생각하며 먹는 밥이 쓰고 늘어나는 빚 걱정을 하며 먹는 밥이 쓰다 밥이 쓰다 달아도 시원찮을 이 나이에 벌써 밥이 쓰다 돈을 쓰고 머리를 쓰고 손을 쓰고 말을 쓰고 수를 쓰고 몸을 쓰고 힘을 쓰고 억지를 쓰고 색을 쓰고 글..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5.22
뜨거운 재 / 최문자 뜨거운 재 / 최문자 훨씬 독한 사랑이었더라면 재 속에 손을 넣고 더듬더듬 서로의 숯을 만지며 다시 한 번 살을 데이려 들지 않았겠지 불길이 타오를 때 이미 눈 부릅뜨고 보아야 했어. 서로를 허물며 타다가 혼자 먼저 탁 꺼질 수 있는 불씨를 훨씬 더 독한 사랑이었더라면 우리는 말 대신 연거푸 재..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5.20
믿음에 대하여 / 최문자 믿음에 대하여 / 최문자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 금방 날아갈 휘발유 같은 말도 믿는다. 그녀는 낯을 가리지 않고 믿는다. 그녀는 못 믿을 남자도 믿는다. 한 남자가 잘라온 다발 꽃을 믿는다. 꽃다발로 묶인 헛소리를 믿는다. 밑동은 딴 데 두고 대궁으로 걸어오는 반토막짜리 사랑도 믿는다. 고장난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5.20
사랑아 가지마 / 임정희 사랑아 가지마 / 임정희 헤어지잔 몹쓸 말 죽어도 듣기 싫은 말 끝내 삼켜주길 바랬어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입술만 자꾸 깨물어 꿈이라면 좋겠어*사랑아 가지마 제발 날 떠나지마 널 부르다 또 가슴이 목메여도사랑아 울지마 이별을 알았어도 널 사랑할 수 밖에 없었을 나였으니까눈시울이 뜨겁게 눈..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6.05.12
사랑 / 이원 사랑 / 이원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날 당신이 찾아왔다 새장 속에서였다 열매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바람의 몸 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4.12
정조(貞操)라는 것 / 나혜석 나혜석 <자화상> 죽은 애인의 무덤으로 신혼여행을 간 사람. 남편과 함께 세계일주 를 한 사람. 불륜 뒤 '이혼고백서'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사람. 정조 유린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사람. 21세기 첨단에서 보더라도 대단히 앞서 가 버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그의 생애에..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