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하늘 한차례 소나기 다녀가셨다. 마냥 바람 속을 헤매고싶게 아직 하늘은 회색빛, 금방이라도 다시 비 한 줄기 쏟아질 것 같다. 어느 날 낮잠자고 일어나 맞는 저녁처럼 시간과 공간이 잠시 묘연해지는 시간, 구름빛 사이로 어스름 저녁이 깃들고 있다. 가게 앞에서 올려다 보는 하늘이 허공에 그린 하나의 ..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0.08.23
옹기 초병(초항아리) 유약이 자연 산화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안에 담아 삭힌 것들의 시간과 세월을 이젠 저 몸이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일반적인 옹기초병과는 조금 다른 모양의 주둥이를 가졌다. 오목 들어간 주둥이의 아랫쪽에 줄을 묶을 수도 있게 제작된게 아닌가 싶다. 가로 25 세로 30의 사이즈, 깨진 곳 없고 ..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23
오후 4시 햇살의 풍경 소란 속의 고요. 이제 막 내려앉는 나무그늘 아래를 지나가는 자동차 나뭇잎 갈피갈피를 짤짤 끓이며 울어대는 매미소리조차 화살처럼 내려꽂히는 오후 4시의 햇살아래 적막하다. 이제 막 버스가 떠나갔는지 버스정류장의 의자도, 동네 어르신들 쉬어가는 나무그늘 아래 벤치도 비었다. 풍경의 일부..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0.08.22
모든 생명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걸 명심하렴 바구니를 건네며 어머니는 말씀하셨지요. "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좋겠구나. 어떤걸 골라야 할 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고르는 것 보다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물건을 살때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덥석 물건을 집..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10.08.22
사랑의 끝 / 김충규 사랑의 끝 / 김충규 실연하고 돌아오는 저녁 길은 무화과 잎처럼 딱딱해져 버린 입을 다물었습니다 무수한 애원과 변명에도 당신은 기어이 내게 뒷모습을 보였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뒷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사랑이 끝이라는 증거임을 모르지 않았으므로 가시밭 지나오지 않았는데도 내 몸에는 가..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10.08.22
풍로 옛날 아궁이에 불을 땔 때 쓰던 물건이다. 자전거 체인처럼 고무줄 팽팽하게 당겨진 손잡이를 돌리면 몸체 안에 있는 날개가 바람을 일으켜 불씨를 살려준다. 까무룩 하다가도 풍구를 돌릴 때마다 살아나던 불씨, 그 빠알간 불빛을 검댕이 묻은 얼굴과 어머니 그리고 부엌의 한 풍경으로 추억하는 이..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22
이 거지같은 말 -서영은 이 거지같은 말 - 서영은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이젠 다 가슴에 묻어도한 방울 한 방울 한 방울 눈물로 새나와사랑해... 혼자 되뇌어보는 한마디네가 그렇게도 듣고 싶어 했던 그저 사랑 한단 한마디이젠 닳도록 해사랑해... 혼자 되새기는 한마디 네가 떠나가도 빼낼 수가 없는내 심장에 박힌 한마디검..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10.08.21
워낭 워낭 : 소의 귀 뒤에서 턱 밑으로 늘어뜨려 단 방울. 소가 움직일 때마다 종 소리가 난다. 산이나 들에서 풀을 먹일 때 소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부 지역에서는 처마 끝에 다는 ‘풍경’의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소 풍경’이라 부른다. * 네가 울려주는 소리로 너를 찾을 수 있다면 그 .. 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2010.08.20
오늘, 창밖의 풍경 뒷집 할아버지의 텃밭, 수수가 창문 너머 제법 키를 키웠다. 이게 뭐예요? 풀도 아닌 것이 텃밭에 자라 할아버지께 물었던 것도 얼마전, 이젠 누가봐도 수수인 줄 알겠다. 수숫대로 빗자루를 잘 만든다는 할아버지 저 수수를 수확하고 나면 빗자루도 만들어 주실거라 약속하셨다. 옆집 청담 벽을 타고 .. 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2010.08.20
아담의 창조 - 미켈란젤로 이제 막 깨어나고 있는 몽롱한 상태에서 힘없이 한 쪽 팔을 내밀고 있는 아담, 그리고 그의 손가락을 통해 생명을 불어넣어 주려고 힘있게 뻗은 하느님의 손길, 닿을 듯하면서 아직 닿지 않은 두 손가락, 이렇게 하느님의 뻗은 손에서 아담의 둘째 손가락에 마치 전류가 흐르듯이 새 생명이 전달되고 ..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10.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