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처럼, 비처럼 / 안현미 음악처럼, 비처럼 / 안현미 새춘천교회 가는 길 전생처럼 패랭이꽃 피어 있을 때 흩뿌리는 몇 개의 빗방울 당신을 향한 찬송가 같았지 그때 우리에게 허락된 양식은 가난뿐이었지만 가난한 나라의 백성들처럼 가난하기에 더 열심으로 서로가 서로를 향한 찬송가 불렀었지 누구는 그걸 사랑이라고도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2.10
거짓말을 타전하다 / 안현미 거짓말을 타전하다 / 안현미 여상을 졸업하고 더듬이가 긴 곤충들과 아현동 산동네에서 살았다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다 사무원으로 산다는 건 한 달 치의 방과 한 달 치의 쌀이었다 그렇게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 살았다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도 슬프지 않았다 가끔 대학생이 된 친구들을 만나..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2.10
파헤쳐진 무덤 '고야와 알바공작 부인' <Francisco de Goya,(1746-1828), Nude Maja, c.1800, Oil on canvas Museo del Prado, Madrid, Spain>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에는 회화의 기원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코린토스에서 도자기를 구워 팔던 옹기장이 부타테스에게는 디부타데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딸에게는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가 전..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6.02.06
엽서,엽서 / 김경미 엽서, 엽서 / 김경미 단 두 번쯤이었던가, 그것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였지요. 그것도 그저 밥을 먹었을 뿐 그것도 벌써 일년 혹은 이년 전일까요? 내 이름이나 알까, 그게 다였으니 모르는 사람이나 진배 없지요 그러나 가끔 쓸쓸해서 아무도 없는 때 왠지 저절로 꺼내지곤 하죠 가령 이런 이국 하늘 밑..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2.06
그리운 심야 / 김경미 그리운 심야 / 김경미 그래 다른 생은 잘 있던지 검정양복의 연인처럼 그리운 밤 카페들과 눈물처럼 글썽이던 막차의 차창들은 철제 셔터 내려진 어두운 상점들은 붕대같이 하얗게 빈 도로는 정든 미치광이 친구들 무청 같은 새벽 거리는 있기는 정말 있던지 아침마다 조용히 이불 밑 그대로이던 네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2.06
슬픔을 허락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을 느끼겠지요. 견디기 힘든 상실감으로 인해 한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슬픔은 나로 하여금 고통에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합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내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친절은 슬픔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A.J 셰블리..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6.01.25
끝은 새로운 시작의 다른 이름 그렇지만요 열렸던 상처는 다시 닫힐 테고, 멈추었던 걸음은 다시 옮겨질 테고, 감았던 눈은 다시 바라보기 시작할 거예요. 끝은... 끝이라고 생각했던 수 많은 끝들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 이었다는걸 기억해야만 해요. 정헌재 <완두콩> 중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다른 생각의 문이 열렸다..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6.01.23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김경미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김경미 아무리 말을 뒤채도 소용없는 일이 삶에는 많은 것이겠지요 늦도록 잘 어울리다가 그만 쓸쓸해져 혼자 도망나옵니다 돌아와 꽃병의 물이 줄어든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꽃이 살았으니 당연한데도요 바퀴벌레를 잡으려다 멈춥니다 그냥, 왠지 불교적이 되어갑니다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6.01.23
죽음을 부르는 사랑의 거짓말 <사포와 파옹> Oil on canvas. 225.3x262 cm France, 1809, Yusupov Palace Museum, Leningrad> 위 그림은 사랑에서 진실이 떠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어찌할 수 없는 욕망으로 거짓을 꾸미다가 결국 종말에 이른 연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그림이다. 거의 환각에 까져 기절 상태에 있는 여인이 바로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시..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6.01.14
속상해하면서 세월을 보내기에는 어떤 것에 대해 미운 마음을 품거나 자기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꼬치꼬치 캐고 들거나 속상해하면서 세월을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은 거란다. 샤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중에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을 거라는 불확실한 미래가 그래도,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은 ..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