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청주 다연... 마음의 풍경

다연바람숲 2015. 1. 23. 18:17

 

 

 

 

 

 

 

 

 

마음의 근황 / 김경미

 

그저께 저녁에는 눈 내리는 골목길을 마악 돌아섰지요

일주일후 쯤에는 밤 버스 차창을 내다보다가 눈물 핑 돌았지요

오늘은, 오늘은, 어김없이 그대 사랑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잘못 걸려온.

 

내년에는 사람 없는 곳을 찾아가

사람들을 생각하는데 봄이 꽃 피어 가슴 아팠습니다

삼사년후즘엔 처음으로 세상을 사랑하려 애썼지요

그저께 밤에는 거울 앞, 화장을 지우고 보니

푸른 시신이 많이도 살아서 돌아다녔더군요

무엇을 더 갖고 싶었을까

바위들 치마에 스쳐서 다 닳아 없어지는

반석 겁의 시간 쯤엔 내 눈빛도 맑아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눈물 잘 흘리는 전생에는 사랑이

참 많이 힘들고 미안했습니다 부디 용서하시기를

 

#

 

한낮엔,

창밖으로 지나는 바람이 고요해서 좋았습니다.

 

햇빛은 종일 구름 사이를 들락날락,

숨바꼭질에 지쳤는지 일찍 어둠을 펼쳐놓습니다.

 

딱히 크게 한 일은 없지만 한 순간도 바쁘지않은 적 없으니

저 역시도 햇빛이랑 너무 오래 숨바꼭질을 했나봅니다.

 

그저께 저녁에는 비 내리는 골목길을 마악 돌아섰지요.

일주일후 쯤에는 달리는 차창을 내다보다가 눈물 핑 돌았지요

오늘은, 오늘은, 어김없이 봄이 보내온 편지를 받았습니다

잘못 보내온.

 

물끄러미 봄이 보내 온 편지를 읽다가

사람들을 생각하는데 봄이 꽃 피어 가슴 아팠습니다

 

어둠이 창밖에 장막을 드리웁니다.

불빛의 공간에서 나만의 드라마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