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고비

다연바람숲 2010. 12. 1. 18:39

 

<판매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卍자가 투각으로 새겨진 독특한 고비예요.

간혹 卍자를 불교 표식으로만 아시는 분이 계신데

반닫이등의 가구 장석에 쓰이는 卍자는

'만자 만' 의 뜻을 가진 한자로 길상을 뜻하는 글자이고 또 표식이라고 해요.

 

꽃을 새겨 넣어도 어여쁘겠지만

대나무나 난을 새겨 넣어도 멋스럽겠지만

卍자의 균형과 아름다움이 또 새로운 고비의 멋을 느끼게 해줘요.

 

여백의 공간에 걸어두면 물론 그 자체로도 훌륭한 장식이 되겠지만

현대적인 공간의 저 고비엔 무엇을 넣어 걸어볼까요?

 

용이 조각된 커다란 벼루에 청화 물고기가 그려진 연적을 준비하고

오채 당채 먹을 꺼내 색색별 먹물을 갈아내서

거북이 붓걸이에 곱게 걸려있는 붓으로 그림 한 점을 그려볼까요?

아님 12월 긴긴 밤 사랑도 한타령 세상도 한타령 시를 적어볼까요?

그도 저도 아니면 분홍돌고래님 조르고 졸라서

시도 한 수 매화도 한 점 얻어와 고상한 저 고비의 품위를 살려줄까요?

 

 

 

 

 

고비 [考備]

 

 문서나 편지, 시전(詩箋)같은 것을 꽂아두기 위해 주로 사랑방 문갑이 놓인 벽면 위나 기둥 등 적당한 벽면 공간에 설치한 개방식 장식가구로, 멜빵처럼 붙이거나 X자 형으로 붙이는 것으로 원래는 두꺼운 종이를 가지고 만든 주머니 모양이었다. 실내의 벽면이나 기둥, 적당한 벽면 공간에 걸어두고 필간철(筆簡綴)의 봉투나 시전(詩典) 같은 종이를 꼽아두는데 쓰여지는 독특한 문방가구로, 흔히 편지꽂이로 생각하지만 왕복문서는 대개 비밀문서류함에 넣어 보관하였고, 서화 등의 두루마리들을 끼어 둔다. 대개 결이 고운 오동나무나 죽제 고비가 많으며 칸살의 묘한 분할이 매우 간명하여 상쾌한 느낌을 준다. 벽면을 장식하는 유일한 전통가구로 문방 가구의 기능적 측면 못지않게 장식을 위한 조형적 측면도 비중 있게 고려되었으며,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작되어 사용자의 성품과 예술성을 반영한다. 고비는 중국, 일본 등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평좌식 생활에 알맞은 주택구조로 인해 여백으로 남는 넓은 벽면을 장식하기에 적합하다. 안방용 고비는 기능보다는 장식적 효과가 큰 화사한 느낌을 주는 것이 대부분이며, 정신적인 미를 중시 여긴 사랑방에 주로 사용된 고비는 단순하고 무게 있는 것들을 선호하여 선비의 기개를 짐작하게 했다. 주로 목죽(木竹)제품을 사용함으로 인위적인 조형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간결한 선과 명확한 선으로 그 격식은 절제와 검소함을 뜻한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는 선비의 서재용품에 죽고비(竹考備)를 포함시키기도 했는데, 이런 선비의 것과는 달리 여성용 고비는 무늬를 채색하거나 색지를 오려붙여 장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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