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가는 소반, 공고상을 아십니까?
예전에 음식을 얹어 나르거나 방에 놓고 식탁으로 쓰던 상(床)의 종류를 소반(小盤)이라고 합니다. 소반에는 다리 모양새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지요. 다리가 하나뿐인 상은 외다리 소반(독각반, 獨脚盤) 혹은 단각반(單脚盤)이라 하고, 다리가 셋인 것은 삼각반(三脚盤)이라 하며, 다리 모양을 개의 발 모양으로 조각한 것은 구족반(狗足盤)이라 하고, 호랑이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호족반(虎足盤)이라고 합니다.
또 말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마족반(馬足盤)이라 하고, 대나무 마디같이 조각한 것은 죽절반(竹節盤)이라 하며, 잔치 때에 쓰는 것으로 다리가 높은 상은 고각상(高脚床)이라 하지요. 또 소반의 판을 이리저리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은 회전반(回轉盤)이라 하고 소반에 붉은 칠을 한 것은 주칠반(朱漆盤)이라 하며, 판에 자개를 박은 것은 자개상이라 합니다.
그런데 관가로 출장 다니던 소반이 있습니다. 바로 공고상(公故床)이 그것인데 옛날 고관이 궁중이나 관가에서 숙직할 때 집의 노비들이 이 상에 음식을 얹어서 머리에 이고 날랐다고 하지요. 번(番), 곧 숙직이나 당직을 할 때 자기 집에서 차려 내오던 밥상이라 하여 번상(番床), 바람구멍을 냈다고 하여 풍혈상(風穴床)이라고도 합니다.양옆에 손을 잡을 수 있도록 구멍이 '아(亞)' 자나 '만(卍)' 자로 된 뚫새김(투각) 무늬로 되어
있으며, 앞쪽에는 내다볼 수 있도록 구멍이 패어 있지요. 그래서 이 상은 머리에 이고 양쪽의 손잡이구멍을 붙잡고 앞을 바라보면서 걸어갈 수
있도록 한 소반입니다. 요즘이야 남편이 직장에서 숙직을 해도 아내가 공고상을 이고 나가는 일이 없으므로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Daum백과] 출장 가는 소반, 공고상을 아십니까? – 키질하던 어머니는 어디 계실까?, 글-김영조,
*
8각 상판 폭 40 높이 29
참 재미있는 상이지요.
상에 음식을 이고 출장가는 모습을 그려보니 그 모습도 재미있고,
상 아래 구멍을 내어 얼굴이 나오게 했으니 상과 얼굴의 조합도 슬몃 웃음이 나는 것이지요.
궁중이나 관가로 출장을 나갔을만큼의 오래된 공고상은 아닌 듯 싶으니,
그 용도 , 그 형식을 빌어 재현해낸 상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봐요.
그럼에도 공고상 그대로의 취지를 잘 살려,
결과 면, 조각까지 어여쁘게 만들어진 상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어요.
공고상, 번상에 대하여 자세히 모르셨던 분이 계신다면
또 이렇게 하나, 새로운 걸 즐겁게 알아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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