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봄날, 풍경의 손을 잡고 놀다

다연바람숲 2011. 4. 28. 20:32

출퇴근 길에 만나는 길가의 나무들은 이제 거의 꽃을 떨궜어요.

어느 아파트 담장아래 흰조팝꽃만 아직 환할 뿐이었어요.

어린 아기같던 연둣빛들 하루가 다르게 자라 벌써 초등학생쯤 되어가고,

며칠 비내리는 흐린 날이 아니었다면 소매끝 덜렁 올라간 여름 옷이 더 많이 보였을 거예요.

 

풍문으로 듣고 멀리서 보내 준 안부로 듣고

여기저기 꽃소식 눈으로는 못보고 귀로 듣는 일이 더 많았었는데

그렇게 머뭇거림없이 올해도 봄이 가나보다 떠나는 봄이라고 체념도 했었는데요.

오늘 모처럼 휴가날에 샵에 오신 큰시아주버님과 울서방님과 상당산성에  올랐다가 만화방창 꽃천지인 봄을 만났어요.

아직 저렇게 눈부신 봄이 남아있을 줄, 조금도 기대하지 못하고 따라나선 길이었어요.

 

꽃소식을 알았는지 평일인데도 차들이 많아 꽃 가까이는 가보지 못했어요.

먼발치로 보고 달리는 차안에서 무작정 찍은 사진들이예요.

속도감 때문에 풍경들 제대로 잡힐까 싶었는데 서툰 사진 몇 점에 그래도 꽃들이 들어있어요.

 

봄을 보고왔어요.

꽃을 보고왔어요.

그래서 또 어여쁜 봄날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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