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귀함지박에 조각보를 깔고 실패들을 모아봤어요.
옛날에 실타래의 실을 풀어 실패 중간쯤에 돌돌 감아쓰던 생각이 나요.
어떤 경우 한쪽 끝엔 흰색 실을 또 한쪽 끝엔 검정 실을 감아 쓰기도 했었구요.
규방 살림으로 쓰던 물건이라 더 정감이 가는데 저 많은 것들이 모두 다른 어여쁜 문양들을 가졌어요.
규방 여자들의 각기 다른 섬세함과 아름다운 감각들이 자기에게 맞는 문양들을 골라 썼을테지요.
소소한 물건에도 아름다움을 생각한 옛여인들의 고운 마음이 느껴지는 듯 해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은 것들과 요즈음 재현해 만든 앳된 나이의 실패가 섞여있어서
저 실패들을 하나하나 살펴 보면서 오랜 것들을 골라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몇 개의 나무 실패와 떡살 몇 개, 골무랑 바늘꽂이등 살림살이를 모아서 함지 속에 넣고
유리를 얹어 장식을 해도 멋지고 목가구 위에 몇 개 던지듯이 놓아도 훌륭한 장식소품이 될 거예요.
그냥 보기만 해도 참 예쁘지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