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가을이다.
무게를 비워내느라 바래는 가을빛이다.
비우고 비워서 더 비울 것이 없을 때쯤 먼길 떠나는 것들의 뒷모습이다.
한때 어린 연두였고
한때 충만한 초록이었고
이젠 세월의 한고비를 넘어가는 초록과 노랑의 사이
그 사이
창문 너머 숲이 보여요.
샵에서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면
버스 정류장 뒤의 아담한 공원이 숲처럼 펼쳐진다.
앉아서 사계절을 바라보는 행복이 있다.
저기 가을 간다.
매일매일 색깔을 달리하는 저 작은 숲,
잊지못할 날들이, 또 잊지못할 기억들이
저기 그림처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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