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다른 여러 조각의 천 위에 자수를 놓았다.
옛 여인의 손길이 느껴진다거나 세월의 숨결이 담긴 물건은 아니다.
유연하게 말하자면 옛것의 기법을 살려낸 재현품이고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요즈음 만들어진 북한산 자수 조각보이다.
하지만
저 모습 저대로의 아름다움을 본다.
쉽고 간편한 기계 문명이 넘치고 넘치는 세상에서
그래도 한땀한땀 사람의 손길로 저 꽃들을 수를 놓아 피웠다.
하나의 꽃잎을 채우는데 들어간 정성과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공들인 마음들을
단지 요즘 것이라고 가벼이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옛것이 아니라서 물건으로서의 가치는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저 안에 깃든 섬세한 손길을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때론 족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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