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토닥토닥

다연바람숲 2018. 6. 4. 17:13

 

 

 

토닥토닥 / 김재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는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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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6월입니다.

복 많이 받으시개. 개, 개,

개해가 밝았다고 했던 것이 엊그제만 같는데,

폭설에 늦은 한파에 봄이 오기는 오는 것인가 했던 것도 엊그제만 같은데,

어디는 벚꽃이 만개했다더라, 벚꽃엔딩이 사방 흩날린 것도 바로 어제같은데,

꽃도 보지못한 나무가 어느새 연두빛을 띠고, 그 연두빛 초록으로 깊은게 어제같은데

어느 달인지도 모르는 곳에서 훌쩍 몇 개의 징검돌을 건너온 것처럼 벌써 6월입니다.

 

그 어느 해보다 잘 살았습니다.

그 어느 해 봄보다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숫자를 더해가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한 해 한 해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만큼 깊어지고 돈독해집니다.

 

숫자로만 셈하면 일단은 결코 젊지않은 나이에

해 본 적도 없고, 해나갈 방법조차 모르는 일에 대한 도전이 무모할 수 있겠지만

할 수 있다고, 잘 할 거라고, 무조건 해도 된다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가능했습니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렇게 또 나와 내 능력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큰 힘이고 위안이며 재산이란 걸 새삼 깨달아가는 중입니다.

서툰 걸음 이끌어주고, 내 일처럼 걱정해주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일을 즐기며 왔습니다.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선물로 받아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이 계절은 한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삶도 한없이 아름답게 흘러갑니다.

 

그런 6월이 화안하고 눈부신 들녁의 만발한 꽃으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