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햇살 좋은 주말에 찾아갔다가,
주차장 밖 도로까지 즐비하게 들어찬 차들때문에 주차할 곳을 찾지못해 돌아나온 적이 있었지요.
마치 행사 중인 웨딩홀처럼 그 많은 차들, 그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카페라니, 그땐 의아했는데
눈 내리고 추운 평일 저녁에 여유롭게 찾아가보니 그 의아함이 비로소 풀리는 것 같습니다.
입구가 있는 전면에서 바라보면 그리 크지않은 건물이 뒤편으로 유리로 지은 건물을 확장해
탁 트인 실내와 넓직한 구조, 층을 달리해 편안함과 아늑함까지 강조한 인테리어가 눈에 띕니다.
밤이라서 유리벽 밖의 풍경과 하늘을 볼 수 없었지만 낮엔 유리벽 밖의 빛과 풍경까지 풍요롭겠지요.
온실 속의 화초같은 풍경이 되는 그림이라면 그리너리 라는. . .카페 이름도 이해가 될 듯 합니다.
이 카페에서 가장 많이 시선이 가는 것은 개성 다른 공간도 공간이지만 공간마다 특색을 달리한 조명입니다.
비싸고 웅장하고 화려한 건 아니지만 공간에 맞게 각기 개성 다른 조명들이 빚어내는 빛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낮엔 자연이 만들어낸 햇살이 가득차 환할 것이지만 밤엔 조명들이 그 빛의 공간을 채워주는 것이겠지요.
밤과 낮이 다르게 만들어주는 빛으로 전혀 다른 색과 빛을 들이는 공간이라니,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행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좌석을 골라잡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신발을 벗고 쿠션을 안고 뒹굴듯 누워 정담 중인 여자들의 모습도 정겹고
커피는 좌석 가운데 두고 테이블에 발을 올린 채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도 편안하고
넓은 공간, 넓은 테이블에 자리한 단체 손님들의 왁자한 이야기도 시끄럽지가 않습니다.
꼭 가볼 곳으로 이 곳 그리너리를 그토록 강추했던 사람의 마음을 비로소 알겠습니다.
쌉싸롬한 커피를 즐기는 편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카페라떼를 마셔봅니다.
대개는 끝까지 마시지 못하는 라떼를 그 부드러움에 홀려 다 마신 것도 처음입니다.
너무 넓어 썰렁할 것도 같은데 오히려 따숩고 아늑하고 참 편안한 공간입니다.
온실처럼 유리벽 공간이니 계절마다 또 다른 밖의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겠지요.
비가 내리면 천창으로 빗줄기도 보여주고 다다다 다다다 빗소리도 들려줄라나?
다음엔 비가 내리는 날, 꼭 다시 와보고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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