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청주 다연, 봄날이 따스합니다.

다연바람숲 2018. 2. 26. 16:54

 

 

 

 

 

 

 

문득 생각하죠.

며칠 전, 그 날 보았던 그 마지막 잎새는 지금쯤 가지를 떠났을까. . .

바람에 떠밀려, 혹은 차올라 오는 나뭇가지의 봄기운에 떠밀려

혼자 견뎌온 오랜 외로움에 이젠 안녕을 고했을까 궁금해집니다.

 

며칠 햇살은 따사롭고 훈훈한 바람이 불어서,

한겨울 갑옷처럼 걸치고 다니던 두터운 옷을 벗어 던지고 가벼운 봄옷을 입었더랬지요.

한결 가벼워진 색깔과 무게, 그 무게에 봄을 더하듯 머리에 파마도 하고 분위기를 달리했는데요.

오늘 샵 앞에서 만난 어느 분께서 다연의 머리와 옷만 보아도 봄이 오는 것이 눈에 보인다 하시네요.

그 말이 어떤 의미이거나 누군가에게 봄이 오는 신호가 된다는 것이 왠지 기분좋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한낮엔 햇살이 좋아 실내보다 바깥이 훨 따스하고 봄에 가깝습니다.

겨우내 움츠리고 계시던 어르신들께서 산책을 나서시는 발걸음도 가벼워졌습니다.

그야말로 간신히 겨우살이를 해낸 초록이들도 조금씩 생기를 찾으며 초록빛을 더합니다.

오늘 날씨 왜 이러지? 갑작스러운 봄이 의아하기는 모두 마찬가지여서 설마싶어도 반갑고,

이제 정말 봄인가봐 하면서도 아직 남은 맵찬 꽃샘 추위를 경계하며 기다리기도 하지요.

 

봄이라서 참 좋습니다.

이제 잔뜩 움츠렸던 어깨도 펴고 계절 앞에 당당할 때가 되었습니다.

햇살 아래 눈을 감고 가만 나무처럼 서있다보면 따끔 몸이 아파오는 것이 꽃이 피려나 봅니다.

봄이 또 좋은 이유가 있지요. 봄엔 너도 나도 누구라도 꽃이 되어 피는 계절이니까요.

 

봄의 길목 어디에 서 계신가요?

올 봄엔 어떤 빛깔의 꽃을 피우려고 꽃몽오리를 맺고 계신가요?

 

거기도 봄,

오늘이 환하고 또 아름다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