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올 한 해도 감사했습니다.

다연바람숲 2017. 12. 30. 14:38

 

 

 

모두들 얼마간 행복하고 모두들 얼마간 불행했다. 아니, 이 말은 틀렸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면 얼마간 불행한 사람과 전적으로 불행한 사람 이렇게 나눌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종족들은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구별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뮈 식으로 말하자면 행복한 사람들이란 없고 다만, 행복에 관하여 마음이 더, 혹은 덜 가난한 사람들이 있을 뿐인 것이다.

 

                                                                                                      - 공지영,<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중에서

 

 

그럼에도 행복했습니다.

행복에 관하여는 관대하였고 불행에 대하여는 지극히 인색했습니다.

현실이 어떤 식으로 냉혹하거나 마음은 늘 가난하지 않은 쪽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인간의 시간과 세월이라는 것이 나이의 속도로 흘러간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듯 합니다.

아. . 벌써, 아니 벌써 이만큼을 지나왔다는 사실을 놀라 받아들이는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빨라지는 시간의 속도만큼 나이가 들었고 주름살이 늘었고 몸이 삐걱거리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기억력은 자꾸 흐려지지만 저질러놓고 후회하는 일이 줄었고, 후회하면서 반복하는 어리석음이 줄었고,

오해보다 이해가, 미움보다 용서가, 원망보다 감사가, 포기보다 열정이 더 크고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인생을 논할만큼의 경험과 연륜을 쌓지는 못했지만 이제 조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지혜를 얻은 듯 합니다.

 

그 어느 해보다 숨가쁘고 열정적으로 살았습니다.

감정에 따라 비우고 소홀하기를 반복하던 습관을 버리고 블로그에도 소소한 읽을거리 볼거리라도 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게으름이 안이함이고 안이함이 나태함이고 나태함이 성의없음이 될까봐 물건이 아녀도 최소한의 소통은 해보려고 애썼습니다.

다른 해보다 많은 물건들을 포스팅하진 못했지만,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분들과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졌던 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늘 다연을 살펴주시는 분들이 계심을 압니다.

마음에 맞는 물건을 만나지 못해도 오고가며 다연을 들여다 봐주시는 분들이 계심을 압니다.

오래 포스팅이 안되면 주인장이 여행을 떠났나 어디 아픈가 안부를 물어주신 고객님들이 계셔서 또 좋았습니다.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는 것, 그 공통된 취향 하나로 공유할 수 있는 공감대가 있다는 것이 또 큰 기쁨임을 압니다.

그 공통된 관심, 다르지만 같은 취향, 서로 아는 정보까지 함께 나누어주시고 도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너무나도 좋은 여러분들이 계셔서, 함께여서, 다연은 올 한 해 넘치게 부자였습니다.

사람으로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행복까지 함께해주신 소중한 고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올 한 해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후회보다 감사가 많은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 더 건강하고 풍성하고 알차고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객님들의 새해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고 웃음만 넘쳐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