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말이 가벼운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연바람숲 2017. 7. 23. 20:08

 

 

 

 

 

말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많은 말이 하필이면,

거의가 남의 험담이거나 자기 잘난 척으로 일관된 것이라면 더더욱 좋아하지 않는다.

 

나이의 숫자가 올라가는 것이

그 숫자만큼 귀는 열고 입은 닫으라는 의미인 줄 모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조건 자신이 옳고 자신의 말만 들어야하고 남의 말은 귀담아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다.

 

남의 말, 헛된 말에 인생을 낭비하느니 베푸는 삶을 살라는 말일 것이다.

그 의미조차 모르는 무지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오는 인품은 그 사람이 얼마나 배웠는가 배우지 못했는가로 판단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살아 온 삶의 바탕이 인품이고 그 인품이 말이 되는 것이지 지식이 말이나 인품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많이 배우고 아무리 뛰어나고 잘나도 그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개차반이면 그 인품이 개차반인 사람인 것이고,

배운 것 없고 많은 지식을 갖지 않았더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말을 가려할 줄 알고 겸손하다면 그 인품이 더 나을 것이다.

 

입만 열면 욕, 아니면 상스럽고 저속한 말 뿐이거나

입만 열면 앞집 여자가, 뒷집 남자가, 식당 아주머니가. . 온통 남의 험담 뿐이거나

입만 열면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것만이 법이고 진리이며 상식이라고 우기거나

입만 열면 가진 자의 우월감에 사로잡혀 약하고 없는 자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말 뿐이거나

자신의 백 마디를 수긍하고 들어줘도 상대의 한 마디를 못참고 못들어주고 입을 여는, 사람이 있다.

 

내 집 한 칸 없으면서 없는 살림에 한 달간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는 어떤 부부에 대하여 입에 거품을 물고 비난을 하기에

사람마다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고 행복의 기준이 다른 것이니, 무조건 비난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가 욕을 먹었다.

세상이 달라져서 먼 미래의 행복보다 현재의 삶과 행복에 중점을 두고 살아가는 욜로족이란 것도 생겨났다고 말했다가

우리 아들 딸 세 아이가 중년에 집 한 칸 없이 딱 그 부부처럼 지지리 궁상으로 살기를 빌고 또 빌겠다는 악담을 들었다.

나와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무조건 틀렸다고 비난하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그저 나와 다르게 사는 사람도 있는 거라고

그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가 꼴에 잘난 척 꼴깝떤다고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었다. 

 

물론, 욕을 듣고 악담을 듣고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은 것에 있어 내 책임이 우선 한다는 걸 안다.

들을 귀가 열리지 않은 사람에게 말을 했다는 것이 우선의 잘못이고,

그 인품을 이미 알면서 대화라는 것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 것이 또한 잘못이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옹호했다는 것이 자신의 말에 반박한 행위라는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한 자체가 잘못이었다.

 

나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히지 않는 한, 사람의 관계에 철두철미하게 빨간 선을 그으며 살아오지 않았다.

그 입과 말, 때문에 숱하게 많은 사람에게 욕먹고 따당하고 비웃음을 당해도, 알고나면 외롭고 안타까운 삶의 이면도 있는 것이어서, 

허세에 가까운 말과 행동들이 결국은 그 사람의 지독히 불행하고 외로운 자기 자신에 대한 방어기제라는 걸 알기때문에

그나마 지금껏 도에 넘는 말을 하고 행동을 해도 이해하고 받아주었다. 언행은 그에 못미치지만 그래도 칠순이 가까운 어른이었고, 어른에 대한 예의와 공경은 갖추어 대하려고 노력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잘못이었다.

 

누군가의 가장 나약하고 뼈저리게 외로운 모습을 보았을 때, 강한 모습 이면의 쓸쓸하고 초라한 모습을 보았을 때, 

그 모습이 더러 인간관계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어디서나 분란의 중심에 있고, 말 때문에 적을 만들고, 가벼운 말과 행동때문에 나이만큼 어디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을 모른 척 외면하거나 나마저 등을 돌릴 수 없는 안타까운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함께 어울리고 함께 어우러졌던 무리들이 이미 그 사람에게 모두 등을 돌렸음에도 여직 그 험한 말을 들어주며 온 것이 그 이유였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그 삶이 가엾어서 동정을 해도 자신이 우월하고 잘나서라고 착각을 한다.

 

감히, 나의 자식을 두고 악담을 했다.

감히, 나의 자식의 미래를 두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주를 했다.

 

이해할 수도 없고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 말에 격해 분노의 말을 쏟아붓는다면 가치없는 사람과 일에 내 입을 더럽힐 뿐이라는 걸 안다.

아무리 어떤 악담을 퍼부어도 나의 소중한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잘 살아갈 것이니, 나의 아이들이니,

나는 다만 이때쯤 평생 해오지않았던 빨간 줄이라는 것을 사람에게 적용해서 그어보려고 한다.

 

사람답지 못한 사람은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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