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잊지않는 것이 진짜 사랑이야

다연바람숲 2017. 5. 27. 12:52

 

 

 

 

인테리어 소품 가게를 하는 친구의 샵에 잠시 들렀다가,

마침 슈나우저의 모습을 한 도자기 인형이 눈에 띄길래 막내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역시나 캔디 생각이 난다고. . .  살까? 했더니 엄마가 좋으면 사라합니다.

 

막내가 좋아한다고 사자했더니, 이젠 지아비가 애들 캔디 생각나게 하면 인된다고,

슈나우저 대신 제가 요즘 수집하고 있는 고양이 모형으로 만들어진 인형을 사라합니다.

아빠 말 그대로 막내에게 전했더니 따지듯 보내 온 막내의 문자가 울컥,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아직도. . .

아직도. . .

캔디를 가슴에 묻고 생각하고 그리워했던 겁니다.

다른 강아지가 암만 이뻐도 캔디에게 미안해서 이쁘다 표현할 수도 없다는 아이니 그 마음을 또 이해합니다.

 

그 아이 이름이 캔디였습니다.

외모는 할아버지처럼 남성적이지만 샘도 많고 애교도 많고 천상 계집아이같던 슈나우저였습니다.

아이들에겐 동생이었고 언니였고 친구였고, 아이들 혼자일 땐 보호자 노릇까지하던 든든한 반려견이었습니다.

이 엄마의 어린 시절 별명을 따 지은 이름이 캔디였습니다. 이름만큼 살갑고 밝고 어여쁜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와 9년을 함께 살았고, 버리듯이 잃은지가 6년입니다.

그동안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암묵적으로 캔디에 대한 말을 아끼며 살았습니다.

다른 반려견을 들일까도 했었지만 그럴거면 캔디를 끝까지 지켰을 거라고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어디있을까? 궁금하지 않니? 물으면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기때문에 미안해서 궁금해할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가끔 아이들의 SNS에 그리운 마음을 담아 올려진 캔디의 사진을 볼 때가 있습니다.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지나면 그래도 서서히 잊혀질 거라 생각했는데,

막내의 문자를 받고 보니 그동안 잊어온 것이 아니라 더더욱 잊지않고 기억해 왔음을 알겠습니다.

미안하기때문에, 지켜주지 못했기때문에 언제나 생각하고 기억하면서 사랑해왔음을 알겠습니다.

 

사랑은. . .

진짜 사랑은 잊지않고 오래오래 기억해 주는 일이라는 걸 오히려 내가 잊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슈나우저 인형을 집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 슈나우저 이름도 당연히 캔디가 될 겁니다.

막내 말처럼 닮은 애기 데려다 놓고 두고두고 우리는 또 캔디를 추억할 겁니다.

 

그런데 참,

추억이 너무 아프고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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