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3월

다연바람숲 2017. 3. 1. 13:23

 

인디언 달력 3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 체로키·족

연못에 물이 고이는 달 / 퐁카 족

암소가 송아지 낳는 달 / 수우 족

개구리의 달 / 요마하 족

훨씬 더디게 가는 달 / 모호크 족

어린 봄의 달 / 무스코키 족

가운데 손가락 달, 물고기 잡는 달 / 클라마트 족

잎이 터지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바람이 속삭이는 달 / 호피 족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 아라파호 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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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ㅁ 워~ㄹ .. 하고 부르다 보면,

3월이란 말 속엔 땅을 뚫고 막 올라오는 어린 새싹의 연두빛이 있습니다. 간지럽게 아프게 꽃을 틔우려는 나무들의 꽃눈빛이 있습니다.

 

얼었던 세상이 녹아내리고, 연못에 물이 고이고, 암소가 송아지를 낳고,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나오면 어린 봄이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봄이 멀지않다는 기대가 많았던 2월이 그 짧았던 날을 뒤로하고 순식간에 지나갔다면, 3월엔 자연의 역사들이 새롭게 씌어지느라 나날의 페이지들이 더디게 넘어가고, 바람은 따스하게 속삭이고, 잎은 어린 손가락을 펴며 터지고, 새로운 계절은 지나간 계절의 흔적을 지워가며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풍경을 그려내겠지요.

 

그리하여 봄날,

어린 연두빛과 어린 분홍빛과 어리고 어린 봄빛과 꽃빛들이 마구마구 가슴을 설레게하여,

 

오늘 여기의 삶과, 오늘 여기의 사랑과, 오늘 여기의 슬픔과 오늘 여기의 계절까지 흔들어 마음을 움직이게 하겠지요.

 

그런 3월에.

움직이는 마음이 봄볕 아래 있길 바랍니다.

움직이는 마음이 꽃빛 아래 있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봄날,

3월이 행복이란 이름으로 눈물겹게 아름답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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