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제주를 다녀온 여자와 내일 모레 제주를 갈 여자와 지난 겨울 제주를 다녀온 이 여자가 모여앉아 제주 이야기를 나눕니다.
각자 가고싶은 곳이 다르고 가본 곳이 다르고, 풍경이야 가는 계절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다해도 각자 가슴에 남은 시간과 공간과 풍경들에 대한 수다도 새록새록 추억이 돋는 일이라 참 좋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는 딸아이를 챙겨 데려다주지 못하고 약속된 일정이라 어쩔 수 없이 떠나야했다는 여자는, 그 일정 내내 마음이 아이에게 와 있었을 터이라 마음 편히 여행을 즐기지 못한 듯 합니다.
내일 모레 제주로 떠날 여자는 많은 차들과 많은 고층 아파트와 갈 때마다 수없이 늘어나 있는 카페와 식당과 상업적인 도시로 변해가면서 제주다운 예전의 제주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이야기를 합니다.
그럼에도 떠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라는 사실에는 모두 공감입니다.
자꾸 어른이 되어가서 함께 시간내기도 더 어려울 것이지만 올 해가 가기 전 다시 한 번 아이들과 떠나보아야겠습니다.
남겨두고 온 절반의 길을 마저 달려보고 와야겠습니다.
여자들과 한참 수다를 떨고나니 다시 그리운 시간입니다.
사진첩 속의 풍경들을 다시 꺼내보아도 참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니 어찌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찌 아름답지않을 수 있을까요?
양 손 함께 잡을 수 있어 외롭지않았던,
행복은 추억 속에도 그 이름을 깊이 새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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