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청주 다연, 꽃 피어 참 좋습니다.

다연바람숲 2017. 3. 23. 16:01

 

 

 

 

 

 

 

 

 

 

 

봄이 와서 참 좋습니다.

꽃이 피어서 참 좋습니다.

꽃 피는 봄날이어서 참 좋습니다.

 

아직은 밤이 서늘하여서,

실내에 자리한 초록이들을 바깥으로 내놓진 못하지만

그래두 봄을 들이고싶어 작은 꽃화분 몇 개를 들여놓았습니다.

그 환한 꽃빛이랑 지나칠 때마다 향기로운 꽃향기가 그대로 봄입니다.

 

이런 봄날을 기다렸습니다.

칙칙하고 어두운 계절의 옷을 벗어버리고 그제는 파란빛에 알록달록 꽃무늬 옷을 입었더니,

이웃의 언니들이 낯설고 과한듯하다 하면서도 봄날처럼 환하다고 이뻐라 해주었습니다.

이런 봄날이 참 좋습니다.

지난 계절의 무겁고 묵은 감정들 다 털어버리고, 봄빛처럼 환하고 가벼워져서 참 좋습니다.

 

지난 해의 봄날처럼,

이 동네 샾마다 집집마다 또 꽃빛들이 환하겠지요.

집집마다 가게마다 소담소담 알록달록 주인들을 닮은 꽃들이 또 환하게 놓여지겠지요.

겨울을 무사히 지나 온 초록이들은 또 햇살 아래 놓여 바람에 살랑살랑 봄빛 더욱 푸르겠지요.

 

연신 뉴스는 아직도 우울하고 아픈 이야기들의 진행형이지만,

그래도 봄은 와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니 이 시대의 봄날도 멀지않았겠지요.

그렇게 위안합니다. 그렇게 긍정합니다. 그렇게 희망합니다.

 

출근 길 주차하는 골목 한 켠, 동네 할아버지가 가꾸시는 작은 텃밭이 있지요.

거기 감나무, 거기 매화나무, 거기 복숭아나무, 그리고 잔잔한 꽃들과 푸성귀들이 계절을 자라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거기 매화나무에 올망졸망 환하게 매화꽃이 피었습니다.

할아버지 텃밭 꽃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기 완연한 봄날인거지요.

 

꽃 피는 봄날, 거기는 안녕하신가요?

여기는 꽃이 피어 환한 봄날입니다. 그래서 안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