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꽃 피는 봄날이 환합니다.

다연바람숲 2017. 4. 3. 17:44

 

 

 

 

 

 

 

주문하신 물건을 택배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우체국 건물 옆에 환하게 핀 매화꽃을 보았어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눈부신 그 꽃빛,

올 봄, 가까이 다가가 눈 맞춘 첫꽃이었어요.

 

그 꽃, 사진으로 담다가 느닷없이 낯선 분들께 지청구도 들었는데,

두 남자 분이 이 꽃이 매화꽃인가 벚꽃인가 내기를 하셨다는군요.

결국 벚꽃이라 우기셨던 분이 밥을 사고 오시는 길이라는데

꽃 이름 모르면 사진 찍지말라 제게 무슨 꽃이냐 묻는 모습이 또 봄이네요.

 

꽃이라고는 도무지 바라볼 것 같지 않은 시커먼 남자들까지

이 꽃 무슨 꽃? 묻게하고 내기까지 하게하는 봄날의 꽃빛이라니,

그 꽃빛, 그 꽃이름 분분할 동안 그분들도 한참을 꽃그늘 아래 있었겠지요?

 

돌아오는 길에는 꽃집을 들려왔어요.

조금 더 따스해지면 샵앞에 올 봄, 올 여름은 어떤 꽃을 피워볼까

미리 구경도 할겸, 사실 꽃집앞의 꽃빛이랑 꽃향기 너무 좋아 구경을 했어요.

참 이상하지요. 꽃집에 가면 꽃집이 천국같아요. 세상의 봄은 거기 다 꽃 핀 것 같아요.

 

오는 길에는 후리지아 한단을 제가 제게 선물했어요.

막 피기 시작는 후리지아 한 단을 풀어 샵에 꽂으니 그 향기가 너무 향기로워요.

시들어 가면서도 향기가 진한 장미에게서 고개를 돌리면 노란 후리지아가 향기로워서

오늘 하루는 진하고 진한 꽃빛, 꽃향기의 날이 되었어요.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꽃 보고 꽃 곁에 두고 마냥 좋으면 이게 진짜 행복인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