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그리움 / 이은규
가을의 다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하루 한 끼니와 같이
하루 한 번 당신을 그리워하기로 한다
간헐적으로
나뭇잎들 떨어지다, 떨어질까
지난 기억과 이번 가을 사이
...
마땅할 당, 몸 신
마땅히 내 몸과 같은 당신이라 부르지 않기로 한다
그럼에도 이미 아직
당신이 당신이라면
사이사이로 지는 잎새 쌓이거든
열두 겹 포근히 즈려밟고 오세요*
도착 대신 연착되는 안부일 때
이번 가을과 다음 기억 사이
그럼에도 아직 이미
하루 한 끼니에 익숙해진다면
나뭇잎에 숨겨놓은 다짐을 들추지 않기로 한다
몸 속 세포가 바뀌듯이
간헐적으로
나뭇잎들 떨어지다, 돋아날까
계절이 오고 가는 사이
열두 겹 기억의 도착을 예감해 보기로 한다
그럼에도 이미 아직
한 줄기 햇빛시침이 우리를 향하는 시간
다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가을의
#
지난 기억과 이번 가을 사이
나뭇잎 떨어질까 떨어진다.
열두 겹 기억 중 열 겹의 기억,
몸 속 세포가 바뀌듯이
떨어진다 떨어져서
가을은 두께로 쌓이고 그 빛은 붉고
그 붉은 빛을 밟고 걷다보면
아직 오지않은 계절이 희망이다.
그리하여 이 계절엔 어떤 안부도 도착하지 않는다.
.
'오래된 시간 > 끌림 -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종달리의 아담한 카페 <동네> (0) | 2016.12.01 |
---|---|
카멜리아, 오, 카멜리아! (0) | 2016.11.30 |
이 가을의 화양연화 (0) | 2016.10.20 |
흐린 날의 산책 (0) | 2016.10.02 |
청주 다연, 가을에는 바닥이 잘 보인다. (0) | 2016.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