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숨결 - 가구

고가구 행자목 돈궤<판매되었습니다>

다연바람숲 2016. 10. 13. 17:36

 

 

 

 

 

 

 

 

 

 

가로 74.5 깊이 36.5 높이 42

 

행자목으로 만들어진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돈궤여요.

흔히 행자목으로 불리는 은행나무는 그 나뭇결이 잘 드러나지 않아요. 또한 재질은 가볍지만 오동 나무보다는 약간 무거우면서 단단하고 충이나 균 방지효과와 더블어 정신을 맑게해주는 방향 효과도 있다고 하지요. 따라서, 청결해야하는 소반이나 책을 가까이 하고 보관해야하는 선비용 가구 제작에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는 밝고 면이 고운 편인데 사진이 좀 어둡게 나왔어요. 사진보다, 조금 더 옅은 색감으로 보아주셔요.

 

천판과 측면 또 뒷편에 보기 싫지않을만큼 금이 간 흔적이 있는 것말고 재목과 장석 모두 갈린 흔적없는 제치여요. 넓은 앞바탕과 경첩, 판형 감잡이 모두 오랜 세월을 지니고 있고 그 위의 못들도 모두 두들겨 만든 모양을 지녔어요.

 

요 아이는 어쩌면 크기상 제자리에 고정되어 모셔졌던 것이 아니라, 많이 옮겨지거나 사람의 손길이 수시로 닿던 위치에 놓였던 아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만큼 옛사람들에게 장식이 아닌 실용으로 더 쓰임이 많던 물건이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왜냐면 사람 가까이 놓이고 쓰인 흔적들이 궤의 구석구석 면면 . .뭐랄까. . . 화인처럼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그걸 삶이라고 한다면, 그저 보기엔 거칠어보이지만 이 돈궤를 먼저 소장하셨던 분께서는 유난히 이 돈궤에 애착이 많으셨어요. 그건 어쩌면 상처를 지닌 사람에 대한 연민처럼, 이 돈궤가 지닌 세월에 대하여 애정과 연민이 깊으셨던 것이겠지요. 그리하여 더 좋은 분, 우리 것에 대하여 더 깊은 애정을 지닌 분께 보내져 돈궤가 지닌 흉터마저도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라셨어요. 물론. . .꼭 그럴 수 있을거라 믿어요.

 

고작 나무로 만든 가구일 뿐인데

그저 무생물일 뿐인데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과장한다 말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 더 아름답고 가치있게 보이는 법일거여요. 업을 떠나 좋아하는 것과 함께 생활하는 일을 하다보니 그런 것의 연장이려니 이해해주시기를요.

 

그만큼. . .

오래 바라볼수록 더 깊이 애정이 가는 가구라는 뜻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