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은 총 2077책으로 이루어진 기록물입니다. 한 책의 두께가 1.7cm인데, 이것을 차례로 쫙 쌓아 올리면 무려 아파트 12층 높이가 되는 양이에요. 어아어마하지요? 전부 다 읽으려면 하루 100쪽씩 읽어도 4년 3개월이란 긴 시간이 흐른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만드는 과정에서 굉장한 정확성이 요구되지요. 그만큼 사료적 가치가 높습니다.1997년에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랍니다.
- page 13 조선왕조실록이란 중에서
임금조차 볼 수 없었던 , 가장 내밀한 기록
그 방대한 유산을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읽는다.
역시 설민석이다.
티비 어쩌다 어른에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언변으로 한국사를 강의하던 모습 그대로가 책에 실려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의 표정, 그의 말투, 그의 손짓까지, 설민석의 강의를 듣는 것 같은 환청도 들린다.
설민석은 한국사란 '미래를 대비하는 학문' 이라고 말한다. 과거를 돌이켜 현재를 마주할 수 있는 한국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인식하고 있어야 할 삶의 밑거름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생소하고, 그럼에도 교과서를 통해 달달 외웠던 알팍한 지식들이 전부이고, 그나마도 이젠 기억에서 희미하고,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각색된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역사라고 믿기도 한다. 알고나면 재미있지만 알기까지가 어렵고 하나를 외우다보면 하나를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참 재미있다.
그 방대한 양의 실록을 어렵지않게 추려놓았다.
역사 또한 기록에 앞서 인문학임을 강조했듯이 왕들의 인간적인 면을 살펴놓았고 궁금하겠다 싶은건 이미 질문과 답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해놓았다.
강인했거나 가여웠거나 업적이 찬란했거나 무능했거나 시대를 통치한 지도자들의 고뇌와 고독을 공감할 수 있게했고 혈통을 존중하는 시대의 복잡한 인과관계를 통한 왕권의 세습도 마인드 맵을 통해 간결하게 그려주었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세자가 순조가 그토록 아끼던 효명세자라는 것, 세자가 대리청정하게된 시대적인 배경과 더불어 홍경래의 난까지 알아가는 것.
그것이 비록 이야기가 가미된 드라마를 떠올리는 것일지라도 굵직하게나마 시대적 배경을 알고가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역사를 아는 당신, 현재가 다르게 보입니다.
쉽게 간결하게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쓴 이의 말이 절대 틀리지않음을 느끼면서 덮을 수 있는 책.
곧 다시 펼쳐보고 싶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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