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쓸데없는 생각 말고 한 번 더 목숨 걸고 해봐. 도쿄에 가서 열심히 싸워보라고. 그 결과, 싸움에 패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아. 어떻든 너만의 발자취를 남기고 와.
- page 140
당신이 음악 외길을 걸어간 것은 절대로 쓸모없는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노래에 구원을 받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만들어낸 음악은 틀림없이 오래오래 남습니다.
마지막까지 꼭 그걸 믿어주세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야 합니다.
- page 142~143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
-page 159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거야.
-page 167
공부하지 않고도 시험에서 백 점을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께 부탁해서 당신에 대한 시험을 치게 해달라고 부탁하세요. 당신에 관한 문제니까 당신이 쓴 답이 반드시 정답입니다. 그러면 백 점 만점을 받을 수 있어요.
- page 196~197
대부분 내 답장에 감사하고 있어.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가만 읽어보니 내 답장이 도움이 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본인들의 마음가짐이 좋았기 때문이야. 스스로 착실하게 살자, 열심히 살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아마 내 답장도 아무 소용이 없었겠지.
- page 199
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 page 269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 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page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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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 소설로 '중앙 공론 문예상'을 수상하면서 히가시노 게이지는 시상식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작품을 쓸 때, 어린 시절에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쉽고 재미있는 소설, 내던지지않고 끝까지 술술 읽을 수 있는 소설, 그러면서도 삶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공유하고 인생에 대한 사유와 여운을 남겨주는 소설,
그의 글쓰기의 목적과 꿈이 그런 것이라면 그는 적어도 이 소설을 통해 그의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쉽게 읽힌다.
술술 읽힌다.
재미가 있는데 가볍지않고
감동이 있는데 무겁지않다.
감동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것이므로,
시간이 멈추고 과거와 현재가 엇갈려 존재한다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던가, 환타지라던가
그런 현실적인 기준의 비판은 정말 소소한 트집밖에 되지않는다.
나 역시도 살아오는 동안, 내가 지금 선택하는 일들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아니라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은 어떤 것이 있는지 누군가에게라도 묻고싶던 순간들이 많았다는 걸 기억할 때, 나미야 잡화점의 이야기는 우리들 내면에서 꿈꾸고 소망했던 이야기들의 발현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아직 채워지지않은 백지의 지도에 밑그림을 그려주는 기적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참 따뜻한 감동을 선물해주는 책,
지금 내가 어떤 지도의 갈림길에 있는지 현재의 내게 말을 걸게하는 책.
나미야 잡화점의 우편함에 오늘의 나를 묻고싶게 하는 책,
누군가의 물음에 진심을 담아 나미야 잡화점의 우유통에 넣고싶게 하는 책.
길가다 셔터가 내려진 낡은 2층 건물 앞을 지나게 된다면 혹여 그곳이 나미야 잡화점은 아닐지, 무심코라도 희미해진 간판을 살펴보게 될 것 같은,
기적과 감동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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