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독서 - 빌리는 말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파울로 코엘료

다연바람숲 2015. 10. 22. 13:47

 

 

 

 

 

모두가 무슨 짓을 해서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세상에서, 죽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 각자가 자기 몫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며, 자기 삶에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을 뿐이다.

 

                                                                                                                page 28

 

그렇지만, 미친 사람과 정상인을 놓고 내가 목에 매고 있는 게 뭐냐고 물었을 때, '넥타이요'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정상인으로 간주될 거야. 중요한 건 옳은 답이 아니라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답이니까.

 

                                                                                                                page 128

 

인간이 해놓은 걸 보세요. 어느 날, 한 미친 사람이 한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죠. 그 덕분에 오늘 날 우리는 전 유럽에서 일 년 내내 장미를 볼 수 있게 됐어요.

 

현재는 언제나 아주 짧지. 무언가를 잔뜩 쌓아놓은 과거와 앞으로도 계속 쌓아갈 미래를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야.

 

                                                                                                                 page 144

 

"미친 사람이 되세요. 하지만 정상인들처럼 행동하세요. 남들과 다르다는 위험을 감수하세요. 하지만 주의를 끌지 않고 그렇게 하는 법을 배우세요. 이 꽃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진정한 자아가 모습을 드러내도록 가만히 놓아두십시오"

"진정한 자아라는 게 도대체 뭐죠?"

"사람들이 당신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죠."

 

                                                                                                                  page 146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무슨 실수든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단 한 가지,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실수만 빼고."

 

                                                                                                                  page 183

 

아! 만약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내부에 있는 광기를 인식하고 그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면! 세상은 더 나빠질까? 아니, 사람들은 보다 올바르고 행복해질 것이다.

 

                                                                                                                   page 193

 

"옳은 자, 그건 가장 강한 자야. 이 경우엔 역설적이게도, 비겁한 자들이 더 용감하지. 그들은 사람들에게 자기들 생각이 옳다고 주입하니까."

 

                                                                                                                    page 203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에뒤아르. 항상 저질러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가며,공포가 다시 엄습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기껏해야 날 지치게 하는 게 고작일 그 공포와 맞서 싸워가며. 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현자가 되기 위해 미치광이가 되는 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을 거야. 난 그들에게 모범적인 삶의 교본들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라고 충고할 거야!"

 

                                                                                                                   page 217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생각나? 그날, 세상은 보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설명해주려고 너에게 이야길 하나 해줬었지. 왕이 신하들의 머릿속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질서를 강요하려 하자, 모두들 왕이 미쳤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세상에는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항상 똑같고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는 절대적인 것들이 존재해. 사랑이 그중 하나야."

 

                                                                                                                    page 230

 

"네가 또 '난 곧 죽을거야' 라고 말하기 전에, 이걸 말해주고 싶어. 네가 지난 밤에 경험한 그런 순간들을 찾아 일생을 헤매지만 결국은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러니 네가 지금 당장 죽어야 한다면,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죽어. 넌 잃을 게 아무 것도 없어. 미래와 과거와 관련된 많은 것들이 걸려 있어서 감히 사랑에 빠져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 네 경우엔, 존재하는 건 오직 현재뿐이야."

 

                                                                                                                    page 232

 

"떠나자. 미친 사람들은 미친 짓들을 하니까."

 

                                                                                                                    page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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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선택했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나게 된,

자살 시도로 인한 심장 장애로 결국 1주일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20대의 지극히 평범한 베로니카가

류블라나의 빌레테 정신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동안 겪게 되는 이야기.

 

정신병원이라는 특별한 공간과 불과 1주일이라는 제한 된 시간 안에서

그녀는 그녀의 삶을 지배했던 모든 관습과 틀을 내려놓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할 수 있는 모든 자유를 만끽한다.

미친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 안에서 정상인은 곧 미친 사람이므로,

며칠 뒤면 죽음을 맞이할 사람에게 남을 의식하고 행동의 제약을 받는 일은 또한 곧 미친 짓이므로.

 

인류의 발전을 이끌어 온 건 분명, 무엇인가에 대한 광기를 발휘한 미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임에도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동조함으로써 미친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기 위해 미치지않은 다수 쪽의 손을 들면서 산다.

옳은 답이 아니라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답을 찾아서.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라고 생각하는 나를 위해서.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그 시간 안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던 여자가 삶에 대한 이유와 희망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돌아 보게 한다.

 

"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현자가 되기 위해 미치광이가 되는 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을 거야. 난 그들에게 모범적인 삶의 교본들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라고 충고할 거야!"

 

베로니카를 만났으므로,

이제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충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그리하여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간절한 충고도

'늘 마지막처럼 현재를 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