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계곡은 남덕유산(1507.4m) 동쪽 자락의 월성천을 따라 형성된 길이 5.5㎞의 계곡으로 계곡의 폭은 그리 넓지않지만 산세가 워낙 거대해 수량이 풍부한 편이라고 해요.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넓은 바위들과 그 바위 사이로 풍부한 물줄기들이 작은 폭포를 이루어 계곡의 풍광만큼이나 물소리 또한 아름다운 곳이라지요. 장마가 끝나고 찜통더위가 예보되던 날, 어여쁜 사람들 모여 월성계곡을 찾았어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에 위치한 주은 캠핑장으로 출발하던 날 아침에는 이 곳 청주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어요.
하필이면 폭우가 쏟아지니 , 청주를 지나간 비가 남쪽으로 우리를 따라 내려가는 건 아닐까 일기예보에 민감해지고, 날을 잘못 잡았나 돌이킬 수 없는 후회도 하고, 주변분들의 안타까운 염려도 들어야 했지요.
그러나 한바탕 폭우를 쏟아내고 비는 그치고, 얼핏얼핏 구름 사이로 보이는 햇빛을 위안 삼아 떠났는데 도착할 즈음엔 구름 사이로 파아란 하늘을 볼 수 있었지요. 다행스럽게 거창엔 비가 내리지않았다는군요.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만나 마주하는 표지판,
서상쪽으로 우린 갑니다.
주은 캠핑장여요.
지난 해에는 이곳에서 TV 프로 아빠 어디가 촬영도 하였다지요.
길 건너 이곳이 촬영지라는 프랑카드도 보이네요.
일행들의 일정상 청주에서 오후 늦게 출발해 다 저녁에 캠핑장에 도착했어요.
계곡 바로 위에 자리한 캠프에서 서둘러 저녁을 먹고났을 땐 이미 계곡의 밤이 깊어 풍경을 다 볼 수 없었지요.
어둠이 깃드는 계곡의 밤. . . 긴 우기를 지나 온 보름달이 둥실 산 위에 떠오르고, 폭포소리 같다가 국지성 호우가 양철지붕 두들기는 소리같다가, 그도 익숙해져 자장가소리 같다가. . . 그런 물소리 들으며 잠도 꿈도 깊고 고요하였지요.
그리고 아침. . .
한달 전에 연락해야 겨우 예약이 가능한 휴가철이다보니 계곡에 넘치는 텐트와 사람들때문에 동트자마자 일찍 풍경들을 사진에 담았어요.
풍경 속에 사람이 안보이는 이유는. . .
이제 막 사람도 풍경도 깨어나기 시작하는 새벽이기 때문여요.
아침 일찍 당도한 재난 문자에서는 경남 거창 지역에 안개주의보를 내렸어요.
산빛이 희미한 건 이른 아침의 안개때문여요.
그래도 주의보만큼 짙은 안개는 아니었어요.
산빛 물빛 . . .
풍경이 보여주는 말보다 더 진실한 말은 없을거여요.
그래서 풍경 앞에서는 쉿!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고,
카메라에 풍경을 담는 건 그 나중이어요.
내가 있는 곳이 속세가 아닌 것 같아 저 풍경을 선물처럼 보낸 지인들에게는 거기 인간 세상이라는 말을 했지요.
시원하다못해 선뜻 서늘해진 바람을 맞으며 나무 그늘 아래 긴 팔을 입고 앉아 풍경 아래 책을 펼쳐 읽던 순간의 나는,
어제의 나, 그제의 근심, 버리려고 가져 온 모든 속되고 나쁜 마음들과 기억들을 내려놓고 가벼워져서 한없이 고요하고 평온하였지요.
늦은 시간 도착했음에도 친절하게 살펴주신 주은 캠핑장의 사장님 덕분에 빠르고 편안하게 늦은 캠핑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휴식 자연 힐링. . .
주은 캠핑장의 홈페이지에 걸려있던 문구 그대로 자연을 이불 삼아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굳이 주은 캠핑장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제가 사진에 담은 풍경들이 모두 주은 캠핑장 아래의 풍경들이기 때문여요.
또 캠프 가까이 화장실, 샤워실, 매점, 설겆이를 할 수 있는 시설들이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어 불편함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월성계곡을 검색하다보니 기사 중에 이런 통계가 떴네요.
올 여름 가장 인기있는 국내 여행지 중 계곡으로는 용추계곡에 이어 월성계곡이 두 번째에 들어있어요.
국내의 많고 많은 그 유명한 계곡들 중에 월성 계곡이 인기 순위로 하면 두 번째에 든다는 의미겠지요?
이런 계곡이 있는 줄도 몰랐다거나, 들어는 보았지만 이토록 산맑고 물맑은 곳인 줄 몰랐다거나,
가고는싶었지만 다른 곳들을 순위에 앞서넣고 계속 미루기만하고 아직 가보지 못했다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 가보지 못했다면 올여름엔 꼭 월성 계곡으로 한 번 떠나보셔요.
우리처럼. . . 단풍 드는 가을에 다시 그 계곡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게될 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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