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안녕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인연의 마지막이 아님을 모두 알고있기 때문이었지요.
어느덧 가을,
하나의 계절이 지나면 또 하나의 계절이 오듯 ,
하나의 숙제를 마치면 또 다른 숙제를 맞이하는 것이 삶이고 보면... 하던 숙제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숙제를 앞에 받아든 사람에게 말없음의 격려가 더 힘이 될 거란 것도 알고있던 까닭이지요.
봄의 풍경이 웅성거림이라면 가을의 풍경 속엔 고요가 있습니다.
그저 말없이 물들어가고 그저 말없이 바람에 순응하고 그저 말없이 돌아가는 뒷모습만 있습니다.
누군가 말을 했지요.
길가의 벚나무 이파리 단풍들기 시작하면 가을이라고...
아직은 청청 푸른 나무들 사이에서 혼자 이르게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하는 벚나무 바라보며 그래서 오늘이 또 가을인가 합니다.
떠나가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안녕을 말하지않습니다.
그래서 유쾌하게 내일을 빌어주는 즐거운 이별입니다.
허공에 짧은 그림을 그리며 나뭇잎 한장,
바람의 길을 따라갑니다.
아름다운 이별입니다.
아름다운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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