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네카는 "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았던 것을 |
||
상기할 때마다 유쾌하다"고 술회하였다.
▶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다. 물이 한번 기울면 돌이킬 수 없듯이 성품이 한번 놓아지면 돌아오지 않나니, 물을 제어(制御)하려는 이가 둑으로 제어하듯이 성품을 제어하려는 이는 반드시 예법(禮法)으로 해야 한다. <景行錄>
| ||
|
명심보감 - 계성편[戒性篇] 중에서
****
한동안 명심보감을 곁에 두고 마음을 다스린 것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화로써 화를 응대하지 않고 말을 아끼고 참아 말로 죄 짓는 일을 삼가하였으니
세네카의 말처럼 참을 수 없던 것을 참았던 것을 상기할 때마다 유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다연을 다녀가셨던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점심즈음 묵직한 배낭을 지고 오셨더랬습니다.
그 배낭 속엔 김치 한 통, 장조림 한 통, 감주 한 통, 잡곡밥 한 통, 수저 두 벌이 들어있었지요.
며칠 전 오셨을 때, 때를 놓쳐 다 저녁이 되어 늦은 점심을 시켜 먹는 제가 많이 안쓰러우셨던 게지요.
아무리 바빠도 때를 놓치면 안된다, 건강 잃으면 돈버는 일도 소용 없다, 찬밥에 김치 한 조각을 먹더라도 끼니 건너지 마라,
주시는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들으며 펼치는 도시락에 그만 가슴이 뭉클했지요. 눈물이 핑 돌았지요.
그 따뜻한 밥 주고싶어 버스를 타고 또 내려 몇 정거장 걸어와야하는 거리를 힘들게 추운 날씨에 땀 흘리며 오신거지요.
꾹꾹 눌러 담아오신 따뜻한 밥보다, 먹기좋게 한통 썰어오신 김치랑 장조림보다 , 밥알 동동 넘치게 담아오신 감주보다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감사해서 요며칠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 위로를 받는거지요.
잘 참았다 기특하다 그래서 주시는 선물처럼 사랑과 인정으로 채워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맛있는 도시락을 먹었더랬지요.
이렇게 또 봄이 오는 것이겠지요.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뜻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라서 우수,
오늘이 그 우수라지요.
마음의 얼음이 녹고 봄비의 기운을 받아 상처에서 이제 꽃을 피워낼 날도 멀지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속에 몇몇 다연을 찾아 온 새로운 얼굴들이 보일거여요.
이런 인연들도 이토록 귀하고 소중한데 하물며 사람의 인연이야 얼마나 귀할까요.
이 글, 이 공간을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인연에 또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있어 다연이 또 행복합니다.
'오래된 시간 > 끌림 -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볕 고운 날의 다연 속에는 (0) | 2013.02.27 |
---|---|
서천 마량포구에서의 봄날 (0) | 2013.02.27 |
입춘도 지난 봄날, 다연의 풍경 속에는 (0) | 2013.02.06 |
겨울비 내리는 2월 첫날에... (0) | 2013.02.01 |
상주 경천대 (0) | 2013.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