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봄볕 고운 날의 다연 속에는

다연바람숲 2013. 2. 27. 20:57

 

조근조근 크고 작은 것들의 이야기가 숨을 쉽니다.

더불어 있어서 좋고 마음 평안한 것들 중 이만한 것들이 또 있을까싶게

나와 함께하고 눈 마주치는 것들의 숨결이 오늘따라 더 어여쁘게 다가옵니다.

주인장의 서툴고 게으른 관심 탓에 겨우내 운명을 달리한 초록이들 대신에

새로 몇 점 들인 초록이들이 여기저기서 시린 초록빛을 발하고

봄기운을 들이려 화원에 들렀다가 다연을 위해 한 점을 준비했노라고

얼굴만큼이나 마음씨도 어여쁜 손님께서 전해주신 작은 화분의 꽃빛이 또 눈부시게 환합니다.

 

고요하다 평화롭다 오늘처럼 따스한 봄날의 봄볕에 그 이상 어울릴만한 말이 있을까,

마음의 무거운 그늘을 벗어내듯 스스럼없이 겨울의 외투를 벗어버려도 좋은 봄날입니다.

 

수목원을 준비하시는 고객님의 화원에 며칠 전에는 매화가 만개했다고

홍매 백매 그 꽃빛 눈부셔 향기까지 멀미나게 황홀하다고 꽃 보러 오라 하셨었지요.

이러저러 시간이 가면 이제 곧 명자꽃이 피어날 거라고 명자꽃은 꼭 보러오라 하셨지요.

이런 순한 바람, 이런 봄볕이면 벌써 명자꽃도 피어난 건 아닐까 문득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꽃 보러 가야지요.

그 꽃향기 마음에 담아다가 다연의 어여쁜 것들에게 봄선물 주어야지요.

 

계신 곳의 봄날도 여기 봄날처럼 고요하고 평안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