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8월, 폭염의 날에 전하는 다연의 안부여요.

다연바람숲 2012. 8. 2. 14:07

 

지글지글이어요.

이글이글이어요.

창밖의 세상이 햇볕에 쩔쩔 끓는 날이어요.

누군가는 연옥불같은 더위라고 소식을 전해왔지요.

이 지독한 무더위를 연옥의 불길에 견준다면 지난밤 호숫가에서 맞던 바람은 천국에 견줄까요?

 

올 여름 더위는 그래도 그럭저럭 견딜만한 더위라고 견디고 있어요.

에어컨도 켜고 선풍기도 켜고 더위를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여건의 더위는 그나마 견딜만한 것일테니까요.

내일로 5주, 또 3주, 총 8주의 훈련을 마치는 이제 이등병인 아들이 있어요.

이 땡볕 무더위에 완전군장으로 40Km 행군을 했고 각개전투를 했고 한창 주특기 교육이 있었다지요.

더운 날엔 하루에도 몇 번씩 찬물에 샤워라도 해제껴야했던 녀석의 올여름은 아마 생애 최악의 연옥불같은 더위였을거여요.

계집아이처럼 피부 가꾸기도 게을리하지않던 녀석의 까맣게 그을린 모습을 보고 온 것이 벌써 3주 전이어요.

내일 다시 만나게 될 녀석의 얼굴은 그 3주전 보다 더 검고 건강하게 그을려 있을터이지요.

긴 군복에 무거운 군화에 한창 훈련 중인 아들 생각에, 훈련보다도 더 지독한 더위와 싸우고 있을 녀석 생각에

엄마만 너무 편하고 시원하게 지내는 것도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고 마음 아파서 올여름은 더위에 대한 투정만은 않고 지냈어요.

 

여름휴가는 다녀오셨나요?

모두모두 건강하게 이 더위의 날들 지내고 계신가요?

모쪼록 더위에 지치지말고 더 생기있게 건강하게 8월 건너가고 계시길 바래요.

오랜만에 인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