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 김혜순 지평선 / 김혜순 누가 쪼개놓았나 저 지평선 하늘과 땅이 갈라진 흔적 누가 쪼개놓았나 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 사이 바깥의 광활과 안의 광활로 내 몸이 갈라진 흔적 그 사이에서 눈물이 솟구치는 저녁 상처만이 상처와 서로 스밀 수 있는가 내가 두 눈을 뜨자 닥쳐오는 저 노을 상처와 상처가 맞닿아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1.12
이파리의 식사 / 황병승 이파리의 식사 / 황병승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났어요 어머니 빗소리가 좋아요 머리맡에서 검정 쌀을 씻으며 당신은 소리 없이 웃었고 그런데 참 어머니는 재작년에 돌아가셨잖아요 나는 두 번 잠에서 깨어났어요 창가의 제라늄이 붉은 땀을 뚝뚝 흘리는 여름 오후 안녕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1.11
[스크랩] 마돈나 도난당한 뭉크의 <마돈나> <절규>와 함께 도난당한 작품이 <마돈나>인데, 이 작품 또한 뭉크의 대표작입니다. 그는 <절규>를 그린 후 곧 <마돈나>에 대한 습작을 종이에 목탄으로 하기 시작했고 유화로 완성한 건 1894~5년이었습니다. 여자의 요염함과 성적으로 남자를 자극하면서 ..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5.11.11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말고는 친구도 없..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5.11.11
간통 / 문인수 간통 - 문인수 이녁의 허리가 갈수록 부실했다. 소문의 꼬리는 길었다. 검은 윤기가 흘렀다. 선무당네는 삼단 같은 머리채를 곱게 빗어 쪽지고 동백기름을 바르고 다녔다. 언제나 발끝 쪽으로 눈 내리깔고 다녔다. 어느 날 이녁은 또 샐 녘에사 들어왔다. 입은 채로 떨어지더니 코를 골았다. 소리 죽여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1.10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 ...... 보들레르 가혹한 심연 위로 미끄러져 가는 배를 무심한 여행의 동반자처럼 쫓아가는 알바트로스 이 거대한 바닷새를 뱃사람들은 자주 붙잡아 장난질을 치네. 갑판 위에 놓이기가 무섭게 서투르고 수치스러운 이 하늘의 왕은 그 크고 흰 날개를 배젓는 노처럼 가련하게 뱃사람 곁에서..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5.11.10
[스크랩] 베아트리체 첸치 16세기 이탈리아에 베아트리체 첸치라는 여자가 있었다.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이 죄였을까. 그녀의 아버지인 프란체스코 첸치는 그녀의 육체를 빼앗아 버렸다. 그녀의 나이 14살 때에. 비토리오 알피에리가 말했다. 깊은 복수는 깊은 침묵의 딸이라고. 베아트리체는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이고 모..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5.11.10
싹튼 양파들 / 조말선 싹튼 양파들 / 조말선 전화를 걸었다 아무도 받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 신호음을 들었다 나는 한번 시도한 일은 멈출 줄 몰랐다 나는 한 번 들어선 길은 돌아갈 줄 몰랐다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뚜 듣지 못한 응답이 나에게로 돌아와 꽂혔다 차창 밖으로 발개진 꽃잎들의 통화가 소란스러졌다 .. 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2005.11.09
[스크랩] The walk to paradise garden 사진으로 실천한 휴머니즘. 유진 스미드 스미드의 사진세계에 있어 가장 주된 요지는 <알베르트 슈바이처>처럼 "사랑"이다. 사람은 원죄를 가지고 태어나 먹고 먹히는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과 자신의 살길을 위해 잔인함과 폭력성을 겸비하고 있지만 결국 인간은 인간을 사랑할 수 .. 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2005.11.0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Maggie Taylor 산다는 것은 스케치와 같다 어떤 결단이 올바른 것인가를 검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비교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체험한다. 최초로 준비없이 체험한다. 미리 앞서 연습도 해보지 않고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와 같다. 하지만 삶을 위한 최초의 시연(試.. 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200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