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앞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하얀 민들레꽃이 피고 집니다.
지난 해 봄,
아껴보던 하얀 민들레. 그 꽃을 잡초라 여기셨는지
뒷집 어르신께서 뽑아버린 뒤로 다시 필까 기다려 온 꽃이었습니다.
지난 해 그 자리에서 지난 해보다 더 큰 꽂을 피운 민들레가 반갑습니다.
샵앞 나란히 놓아둔 화분들을 시샘하며 또 풀꽃이 키를 키워갑니다.
벌써 보라빛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는 어여쁜 손님의 이름을 불러줄수 없어 미안합니다.
무심하게 버려둔 뒤란에는 더 소란한 일상들이 꽃을 피웁니다.
키우던 꽃이 죽고나서 버려둔 빈 화분을 떡 차지하고 올라오는 초록이는
아마도 키가 더 자라고 크면 흰 망초꽃을 피워내지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봄, 발끝에 걸릴만큼 무성하던 애기똥풀도 벌써 노란꽃을 피웠습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오고 기다리지 않아도 꽃은 핍니다.
기다려서 아름다운 봄이고 기다리지않았지만 그래도 피워준 꽃이 아름다운 날들입니다.
그렇게 봄날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다연이 너무 뜸해서
혹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해주신 분들이 계셨지요.
답을 하려다 자꾸 때를 놓쳐 답드리지 못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제야 죄송한 마음과 더불어 잘 지낸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어디 아픈지, 어디 여햄이라도 갔는지 염려의 마음을 전해준 다연의 소중한 고객님들께 깊고 깊은 감사의 마음도 전합니다.
모험처럼,
이 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무엇에 도전하느라
아주 많이 다연에 고요를 쌓아두어 또 죄송합니다.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듯 자주 인사드리겠습니다.
기다리고 찾으시던 우리 소중한 고가구들...
오랜 친구를 만나듯 만날 수 있는 문을 자주 열겠습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
모두 건안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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