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남과 여, 너무도 다른 동상이몽 同床異夢

다연바람숲 2017. 11. 8. 19:26

 

 

 

 

 

 

 

 

 

 

 

 

 

 

 

 

 

 

 

한 여자가 있다.

한 남자가 있다.

 

여자는 늘 자신이 만나는 남자가 자랑스럽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멋진 남자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늘 여자가 눈에 차지 않는다.

남들에게 내세우기엔 부끄러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누구에게나 남자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

외로웠던 삶의 종지부를 찍고 남자에게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남자는 여자에 대해 누구도 알기를 원치 않는다.

그래야 계속해서 다른 여자를 찾고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만

남자는 새로운 여자가 생기거나 여자가 매달리면 언제든 여자를 버릴 준비가 되어있다.

 

여자는 남자를 위한 자신의 헌신이 사랑이라 믿고

남자는 여자를 위한 자신의 행동이 선심이라 생각한다.

 

이만하면 同夢도 지독한 同이다.

이만하면 누가 나쁘다 불쌍하다 식의 논쟁조차 의미없다.

남들은 다 아는데 남들은 결코 모를 거라 믿는 슬픈 로맨스다.

 

그러나. . . 결론적으로

이런 경우 합당한 비유가 될 지 모르겠으나,

마치 원효대사의 해골물이 이와 같지 않을까?

 

사람의 감정을 이용하는 사람은 그에 맞는 계략을 짜느라 늘 불안할 것이고

오로지 사람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은 그 감정에 몰입하는 동안 행복할 것이니

결국 적어도 남자의 마음을 모르는 한, 나쁜 남자보다 바보같은 여자가 더 행복한 것이 아닐까?

자기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밑바닥을 구경하고 굴러도 행복하다면 그것이 진짜 행복이 아닐까?

 

그러므로 바보같으나 사랑이라는 달콤한 함정에 빠진 여자들을 위하여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