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8월, 모두 다 익어가는 달

다연바람숲 2017. 8. 1. 15:35

 

 

인디언 달력 8 월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 퐁카족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달 / 쇼니족
노란 꽃잎의 달 / 오사지족
기러기가 깃털을 가는 달 / 수우족, 북부 아라파호족
건조한 달 / 체로키족

버찌가 검어지는 달 / 아시니보인족

열매를 따서 말리는 달 / 체로키족

새끼오리가 날기 시작하는 달 / 크리족

모두 다 익어가는 달 / 크리크족

즐거움에 넘치는 달 / 호피족

잎사귀가 벌써 생기를 잃는 달 / 카이오와족

기분 좋은 달 / 모호크족

많이 거두는 달 / 무스코키족

엄지 손가락 달, 산딸기 말리는 달 / 클라마트족

깃털이 흩날리는 달 / 파사마퀴드족

 

*

 

7월은 길고 길었습니다.

끝이 보이지않는 장마와 폭염의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유난히 충청도에 많은 비를 퍼부었던 우기의 날들은

사나웠고 폭력적이었고 잔인하였고 슬픔이었으며

많은 곳에 재난의 흔적을 남겨놓았습니다.

 

7월 마지막날인 어제까지도 재난경보를 동반한 폭우를 내리던 하늘이

오늘은 정말 거짓말처럼 마알게 씻긴 파아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마치 거짓말처럼 또 눈부신 햇살의 바람을 타고 매미소리가 들려옵니다.

초록은 숨을 죽이고 바람은 낮고, 낯설고도 뜨겁게 맑은 날의 8월이 열렸습니다.

 

어둡고 눅눅하고 연일 빗소리에 젖는 날들이었지만 7월은 그래도 평안했습니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지혜에 눈을 떴고 그로인해 조금 더 성숙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나를 먼저 아끼는 법을 배웠고, 더하기 빼기의 관계에도 셈이 서툴지 않았습니다.

뒷모습을 보이거나 내려놓아야할 때, 버릴 것과 끌어안고 가야할 것들의 판단과 결단은 명확하였고

그로인해 한결 가벼워진 생이 내게 주어진 일상과 사람과 사랑에 감사하며 행복 가까이 서있습니다.

 

잎사귀가 벌써 생기를 잃어가지만

옥수수는 은빛물결을 이루고, 열매들은 익어가고

노란 꽃잎은 들판에 흐드러지고, 새끼오리는 날아오르고

열매를 따서 말리고, 즐거움에 넘치고 기분 좋은 달.

 

또 8월은 스스로 익어가며 깊어지는 달이 되리라 믿어봅니다.

 

무더위에는 지치지말고, 휴가엔 자연 속에 휴식을 취하며

모두 안녕과 행복 가까이 계시는 8월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