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반은 우리나라 좌식생활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방가구의 하나이다. 소반은 식기를 받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쓰는 작은 상으로 다른 가구와 달리 계층을 막론하고 널리 사용한 생활필수품이었다. 부엌에서 사랑채나 안채로 식기를 받치고 옮기는 쟁반의 기능과 함께 방안에서는 상의 본래 용도로 쓰인다.
상과 반은 멀리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사족반과 원형 삼족반을 볼 수 있다. 또한 무용총 벽화에서는 다리 없는 쟁반과 말굽 모양의 다리를 가진 둥근 소반을 볼 수 있으며, 신라토기 중에서는 타원형 소반 그릇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소반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이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서양과는 달리 조리된 음식을 방으로 옮겨와 식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소반은 음식을 나르는 쟁반과 식탁의 구실을 겸하게 되었다. 소반은 대가일수록 큰 일을 치를 일이 많았으므로 상당한 숫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했다.
소반은 여성들이 음식상을 차리고 운반해야 하므로 한 사람이 운반하기 좋을 만한 크기에 들기 편하도록 가벼운 재질이 적합하였다. 목재는 은행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대추나무, 피나무 등이 사용되었는데 특히 은행나무는 가볍고 습기에 강하며 뒤틀림이 적어 소반 제작에 가장 적합한 나무였다. 또한 나뭇결이 아름다운 느티나무와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소나무도 자주 사용되었다. 소반은 물과 접촉이 많아 방수를 위해 투명 옻칠, 흑칠, 주칠 등으로 마감한다.
소반은 산지에 따라 그 지역색이 뚜렷하다. 황해도 해주, 전라남도 나주, 경상남도 통영은 소반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 외에도 지역적 특색을 지닌 소반을 생산해 왔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강원도 지역은 해주식과 비슷하지만 장식이 적고 투박한 맛의 소반을 생산해 왔다. 소반은 다리와 상판의 결속 방법 그리고 다리의 형태를 일차적인 구분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여기서는 세 지역으로 나누어 특징들이 드러나는 소반을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았다.
해주식 소반
해주식 소반은 다리가 판각(板刻)으로 이루어졌다. 뇌(雷)문, 연화(蓮花)문, 박쥐문, 당초(唐草)문, 만(卍)자문 등을 다리에 투조하여 장식성이 돋보인다. 상판은 두꺼운 통판을 파내어 전(변죽)과 판이 하나의 나무로 이루어졌으며, 장방형의 네 귀를 능(菱)형으로 굴려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하였다.
다리는 상판 아래 좌우 양끝에 부착하는데 이때 주먹장끼움 방식으로 상판과 결합한다. 즉 상판에 홈을 내고 다리를 한쪽 끝에서 반대쪽으로 끼워 제작한다. 그런 다음 상판 홈의 나머지 부분은 각재로 끼워 마무리한다. 또한 판각(板刻)은 밑으로 내려오면서 약간 밖으로 벌어져 무게를 받는 힘의 배분과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었다.
운각은 두 다리를 연결시켜 견고하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리와 상판을 모두 같은 목재로 사용하며 은행나무, 가래나무, 피나무, 소나무 등이 쓰이고 대나무못을 쓴다. 한편 강원지역 소반의 형태가 해주식과 유사성을 보인다. 판형의 다리구조와 상판에 연결하는 방식, 그리고 전체적인 형태가 매우 흡사하다. 다만 해주식 소반의 화려한 문양에 비해 판각(板刻)이 단순하다.
해주식 소반의 세부명칭
강원도 소반의 형태
나주식 소반
나주식 소반의 특징은 전(변죽)을 따로 제작하여 상판에 부착하는 방식이 통영반과 차이점을 보인다. 이는 목재의 활용도를 높이고 상판의 휨을 방지하여 다른 지역에 비해 상의 규모를 크게 제작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이 때문에 나주반은 다른 지역의 소반보다 전(변죽)의 두께가 두껍다. 운각은 다리의 윗쪽에서 반턱짜임으로 끼우고 다시 상판과 턱짜임으로 연결하여 판이 틀어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대개의 경우 중대가 없거나 다리 위쪽으로 한 가닥을 두른다. 원통형의 다리가 주류를 이루나 호족(虎足), 구족(狗足), 마족(馬足) 등 동물 다리모양의 소반도 적지 않다. 상판은 은행나무를 최상으로 여기며 호두나무, 배나무, 오동나무, 느티나무, 피나무, 가래나무 등이 사용된다. 다리부분은 버드나무 혹은 소나무를 사용한다. 나주반은 통영식이나 해주식에서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나주식 소반의 세부명칭
통영식 소반
통영식 소반은 상판과 전(변죽)이 한 몸을 이룬다. 통판에서 바닥을 파내어 변죽을 구성하는 점에서 해주반의 상판과 동일한 방식을 취한다. 나주반과 함께 오랫동안 소반의 명성을 이어온 통영식 소반은 다리와 운각의 형태, 다리와 천판의 결속방식 등에서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먼저 상판에 홈을 파고 다리를 직접 결합하는 점에서 나주반과 구별된다. 다리를 서로 연결시켜주는 윗중대와 아랫중대 두 개가 상하로 놓이는 점이 통영반의 특징이기도 하다. 상판의 판재는 느티나무, 은행나무를 상품으로 치며, 피나무를 쓰기도 한다. 다리와 운각, 중대는 소나무와 느티나무 등을 사용한다. 통영지역은 특히 나전칠기가 발달하여 소반의 생명이기도 한 칠마감이 뛰어나다. 십장생(十長生), 천도(天桃), 운학(雲鶴), 복(福)자 등의 문양을 다리와 상판에 상감한 자개반이 유명하다.
통영식 소반의 세부명칭
일주반과 다각반
한 개의 기둥이 소반의 상판 중심을 받치고 있어 일주반으로 불린다. 다리의 하부는 십(十)자로 교차된 4개의 발이 있다. 소반의 크기가 작아서 간단한 주안상(酒案床)이나 과반으로 쓰인다. 상판과 발 사이의 기둥은 실을 꼬아놓듯 조각하며, 발은 연주(聯珠)문, 연당초(蓮唐草)문 등을 조각한다. 간혹 소반의 상판이 회전하도록 만들어 이를 회전반으로 부르기도 한다
다각반은 은 소반의 상판이 여러 각으로 형성되며 다리 역시 다각을 이룬다. 상판이 다각이 아닌 원형인 경우도 적지 않으며 여기에는 공고상(公故床), 번상(番床) 등이 속한다. 이들 상은 원래 관청이나 대궐에서 숙식하는 관리들을 위해 음식을 머리에 이고 나르기 위하여 만든 기능적인 상으로 음식물을 나를 때 앞이 보이도록 투창이나 개구부(開口剖)가 뚫려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편 공고상(公故床)은 점차 판각(板刻)의 높이가 높아지고 앞을 보기 위한 개구부(開口剖)는 단순한 장식적 기능으로 변화되었다. 공고상(公故床)의 개구부(開口剖)는 운(雲)문, 방형, 원형 등이 많으며 만(卍)자문, 칠보(七寶)문 등을 투조한다. 간혹 수저를 넣을 수 있도록 서랍을 두기도 한다.
ㅣ 일주반
ㅣ다각반(공고상)
ㅣ다각반(원반)
[네이버 지식백과] 소반 [小盤] (목가구, 2011. 10. 15.,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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