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울컥

다연바람숲 2017. 4. 6. 16:48

 

 

 

 

 

울컥

 

십 년 전의 나를 기억 못한다

칠 년 전의 나는 기억나지 않는다

삼 년 전의 나는 이 년 전의 나와 헷갈린다

일 년 전의 나는 지난 계절의 나와 헷갈린다

 

어떤 표정은 습관이 기억하고

어떤 습관은 나이가 기억하고

어떤 나이는 상처가 기억하고

어떤 상처는 몸이 기억한다

 

더러 사람의 얼굴을 잊고

더러 사람의 이름을 잊고

더러 아주 사람을 잊거나

더러 잊었단 사실을 잊는다

 

지난 해의 벚꽃도 기억 없는 내가

어제는 피는 벚꽃 보며 무심했던 내가

오늘은 이 년 전 벚꽃 아래 사진보고 울컥하였다

나이면서 어린 내가 꽃빛 아래 너무도 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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