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籠] 이란?
농은 버들이나 싸리, 대나무 등을 엮어 만들고 겉과 속에 종이를 바른 자그마한 가구로써 그릇 또는 옷 따위를 넣어 두는 데 사용되었다. 농은 원래 죽기(竹器)를 의미하였던 것인데 나무나 버들로써 만든 것을 농이라고 불렀다. (徐有" 『林園經濟志』 贍用志 卷3) 『고려도경(高麗圖經)』의 농에 관련된 기록을 보면
옛날의 폐백에서는 상자와 광주리를 사용하였는데 지금 고려의 풍속에서 그것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그 광주리는 백등(白藤)으로 짜서 만들며 위에는 뒤섞인 무늬가 있는데, 화목(花木)과 조수(鳥獸)의 형상을 하고 있다. 안은 적황색의 무늬 능직을 대며, 큰 것과 작은 것을 합친 것을 한 벌이라 한다.
(『高麗圖經』 卷32 器皿三)
당시 상자와 광주리는 용도와 기능상 농과 흡사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크고 작은 것을 합하여 한벌을 이룬다 하여 흔히 싸리, 버들, 대나무로 엮어 만든 고리짝을 설명한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농은 장과 달리 각층이 분리되는 형태로 주로 옷가지를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된 수납가구를 말한다. 본래 상자의 형태에서 발전한 것으로 보이는 농은 주로 여성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안방에 놓이며 옷이나 기타 생활용품을 넣어 보관하였다.
여러 개의 상자를 위아래로 포개어 놓고 사용하다 보니 물건을 넣고 꺼내는 데 불편하여 기능적으로 편리하게 보완, 발전된 형태가 농이라 할 수 있다. 즉 위쪽으로 뚜껑을 열고 닫을 때 불편을 덜기 위해 개구부(開口部)를 전면에 두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농으로 발전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농은 집안 식구들의 옷가지를 보관하는 수납가구였으므로 가족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래서 가족의 우환을 막고 부귀와 다남, 장수 등을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의 부적이나 글귀를 종이에 써 농의 여닫이문 안쪽이나 밑바닥에 부착해 두곤 하였다.
농은 대표적인 혼수품으로 사용 계층은 주로 여성이었다. 농은 경제력, 가족관계에 따른 보관물의 양, 사용자의 취향과 유행에 따라 크기와 모양새가 결정되었다. 옷의 보관은 각 층마다 차이를 두었다. 이층농인 경우 일층에는 철이 지난 옷을 보관하였으며, 이층은 평상복이나 자주 사용하는 물건 등을 넣어 일층에 비해 사용 빈도가 높았다.
농은 대물림이 그리 흔치 않았으며,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시어머니가 사용하던 가구 일체를 태워 없애거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전에 시어머니가 사용하던 것은 안방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보관하기도 하였다. 그런 점에서 농은 사랑방에서 사용된 남성의 가구에 비해 유행에 민감했고, 중요 혼수품으로서 시대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가구이기도 하였다.
세부 명칭과 구조
ㅣ 판형 농 세부명칭
ㅣ 기둥형 농 세부명칭
장(欌)과 농(籠)은 각 층의 분리 유무를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각 층을 분리할 수 있게 만든 농은 상자를 포개어 사용하던 방식을 이어온 측면이 있다. 농은 크게 각 층을 이루는 몸통, 다리, 천판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몸통이 아닌 다리와 개판은 반드시 존재하는 구성요소는 아니다. 그래서 천판이 없는 농을 흔히 볼 수 있고 더러 다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농은 제작 방식에 따라 크게 판형(板形)과 기둥형으로 구분하였다. 판형은 말 그대로 각 부재가 판재로 구성되며, 판재끼리 서로 결속시킨 것이다. 반면 기둥형은 주로 장(欌)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각각 네 기둥을 세우고 기둥에 판재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제작된 것을 말한다. 기둥형 농은 전면에 나타나는 쇠목과 동자의 면 분할이 주로 장에서 나타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기둥형 농에는 천판 아래 머름칸을 서랍으로 만들어 기능성을 추가하였으며 머름칸, 쥐벽칸, 문판 등에 무늬목으로 표면을 가공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판재로 농을 제작하던 방식에 기둥을 주로 사용하던 장의 제작 방식이 사용된 것은 전반적으로 규모가 확대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즉 판재만으로 농의 규모를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므로 무게를 줄이면서 견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둥을 이용한 방법이 적절하였을 것이다.
판형 농
판형 농은 몸통 전체가 널과 널을 조합한 형태, 장의 전면형식을 응용한 쇠목과 동자가 조합된 형태, 천판이 개판으로 제작된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널과 널을 조합한 형태인 판형 농의 앞널은 문판을 제외한 머름칸, 쥐벽칸 등 4개의 판재를 붙여 만든 것이다. 좌우 쥐벽칸과 상하 머름칸을 붙여 만든 후 표면을 평평하게 가공하여 하나의 판재로 보이도록 마무리한다.
이때 각 판재끼리의 결합은 턱짜임의 짜임기법이 주로 이용된다. 이 외에 쇠목과 동자가 조합된 형태와 천판이 개판으로 제작된 형태는 각재와 판재를 서로 결속하는 방법으로 장의 제작기법과 동일하다. 이 방식에는 장부짜임, 연귀짜임, 턱짜임 등의 짜임기법이 주로 이용된다. 이렇게 제작된 농의 경우 천판이나 개판 아래의 머름칸을 서랍으로 제작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쇠목과 동자 등의 형태를 취하면서 표면을 판재처럼 평면으로 가공한 경우도 있다. 이는 다시 두 가지 형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쇠목과 동자의 조합으로 전면을 제작한 것과 얇게 켠 무늬목을 판재에 오려붙여 시각적 효과만을 낸 유형이 있다. 전자가 후자보다 선행 형태라 할 수 있고 견고성도 높은 편이다. 반면 후자는 같은 형태로 여러 개를 생산하기 쉬운 잇점이 있다.
판형 이층농
기둥형 농
기둥형 농은 전체적으로 장의 제작 기법과 유사하다. 즉 각층이 분리되는 농의 형식을 갖추며 네개의 기둥을 세우고 각 기둥 사이에 판재를 끼워 넣는 방식이다. 전면은 쇠목, 동자, 알판 등을 서로 결속한다. 짜임은 장부짜임, 연귀짜임, 턱짜임 등이 사용된다.
이 형식의 농은 천판이 몸통의 폭보다 크게 제작되어 좌우로 돌출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점은 개판이 없는 일반적인 판형 농과 형태상 구별된다. 기둥형 농의 천판 역시 각재에 홈을 파고 판재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기둥형 농의 천판은 대개 돌출되므로 단층장과 흡사한 형태이다. 그리고 가로와 세로의 비례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즉 장과 농의 각 층은 정방형에 가까우나 단층장의 층고는 가로에 비해 세로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 장방형의 형태를 띤다. 때문에 기둥형 농은 2층 이상에서 볼 수 있다.
* 기둥형 이층농
* 기둥형 삼층농
[네이버 지식백과] 농 [籠] (목가구, 2011. 10. 15., 국립민속박물관)
'오래된 시간 > 고가구-About' 카테고리의 다른 글
About 장[欌]의 구분과 종류 (0) | 2017.03.27 |
---|---|
About 장[欌] - 세부 명칭과 구조 (0) | 2017.03.27 |
About 반닫이 - 세부 명칭과 구조 (0) | 2017.03.23 |
About 자개 혼례함 (0) | 2017.02.08 |
고가구-About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0) | 2017.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