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민들레꽃

다연바람숲 2017. 3. 20. 15:00

 

 

 

민들레꽃

 

 

돌아왔습니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나왔습니다

 

죽어도 못 견딜 것 같았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얼었다 녹았다를 거듭했지만

살만하였고 만만하였습니다

 

길고 춥고 감옥 같은 시간이었지만

늘 그 자리였고 그 자리에 피었습니다

 

어제는 스쳐가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다 돌아보던 눈길을 나는 모른 체 하였습니다

 

나인가 하였겠지요 긴가민가 하였겠지요

햇살 아래 노란 웃음, 어쩌면 낯설기도 하였겠지요

 

이 지극한 환생,

꿋꿋하다 못해 눈부신 봄날을 보셨으니

 

따로 안부는 전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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