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꽃
돌아왔습니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나왔습니다
죽어도 못 견딜 것 같았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얼었다 녹았다를 거듭했지만
살만하였고 만만하였습니다
길고 춥고 감옥 같은 시간이었지만
늘 그 자리였고 그 자리에 피었습니다
어제는 스쳐가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다 돌아보던 눈길을 나는 모른 체 하였습니다
나인가 하였겠지요 긴가민가 하였겠지요
햇살 아래 노란 웃음, 어쩌면 낯설기도 하였겠지요
이 지극한 환생,
꿋꿋하다 못해 눈부신 봄날을 보셨으니
따로 안부는 전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