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고가구-About

About 화각장과 자개장의 수리 복원

다연바람숲 2017. 1. 20. 21:56

 

<화각이란?>

화각(華角)공예는 쇠뿔을 얇게 종잇장처럼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뒷면에 색채로 그림을 그려 비쳐 보이게 한 후 목재로 된 기물의 표면에 접착제로 붙여 치장하는 것을 말한다.

..

화각은 백골(白骨)을 만드는 소목장 일, 쇠뿔을 펴서 얇게 만드는 각질장 일, 뿔편위에 그림을 그리는 화공(畵工)일 등 크게 3가지 공정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그림은 화공이 그려준 화제(畵題)를 보고 각질공이 다시 그리거나 각질공의 의도대로 그리므로 화각에 나타난 그림들은 세련된 필치가 아닌 치기 어린 민화적 특징을 나타낸다. 화각을 붙이지 않는 곳에는 칠을 입히고 기능상 필요한 곳에는 금속장식을 대는 등의 여러 공정을 거쳐 완성한다.

 

화각에는 통이 굵고 뿔이 위로 곧게 뻗은 숫소의 뿔인 고추뿔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두살정도의 쇠뿔은 매우 맑고 투명하여 채색이 잘 나타나며, 늙은 쇠뿔은 각질 내에 검은 미역줄기 같은 심대가 진하게 박혀 있어 투명도가 선명하지 못하다. 어린 쇠뿔은 흰색의 반점이 있어 화각재로 사용하지 않는다.

 

제품으로는 자(尺)·실패·빗·반지그릇·경대·베갯모·패물함과 소형 장 등 여성용 기물이 있다. 설채한 그림 내용은 십장생(十長生)·풍속도(風俗圖)·기명절지(器皿折枝)·신선도(神仙圖)·몽유도(夢遊圖)·동유도(童遊圖)·화조도(花鳥圖)·금수도(禽獸圖)·수복강녕문(壽福康寧文) 등으로서 적(赤)·청(靑)·황(黃)·녹(綠)·백색(白色)의 진채안료를 사용한다.

 

화각은 우리 나라에만 존재하는 세계 유일의 공예분야로서 1910년대에 양화도(楊花渡 : 서울 망원동)에는 60여 호의 화각공방이 있었다. 1920년대에 음일천(陰一天, 1908∼1973)이 그곳에서 화각을 시작하였고, 1960년대에 음일천에게서 화각일을 배운 이재만(李在萬)이 무형문화재 화각장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어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

 

 

화각장과 자개장의 수리 복원

 

화각장 오랜만에 구경하네요.!

예전 것에 비하면 틀과 화각의 상태가 좋다는 다연 주인장 말씀에 수리와 복원에 대해 간략하게 경험한 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80년대에는 왕십리나 황학동에 자개 관련 업체가 300호가 넘었고, 화각 공방도 몇호가 있었죠. 가끔 내방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화각장에서 화각은 그림이 들어간 표면이고, 문짝 변자 안쪽 알판에 있는 사각의 흰선은 골선,우골선,우골계선이라 하는데 재료는 소뼈를 삶아 모양을 만들어 알판에 골을 파서 민어부레풀을 바르고 끼워 붙인 다음 튀어나온 부분은 그림 부분까지 갈귀 칼로 아주 얇게 매우 얇게 정말 얇게 연마하는 공정입니다.

 

일반적인 장롱에서는 변자 부위에 뇌문(벽돌 문양)의 성태 기법(뇌문 자체는 라마교 등지에서도 있음)으로 만든 성태 뇌문(그냥 검은 일직선이 있으면 호장줄 또는 호장테, 검은선 숫자에 따라 3호장 5호장..)이 있고 알판 주변을 원으로 볼록하게 돌리는 가사리 라는 기법이 있겠지요. 골선이나, 성태뇌문, 가사리는 각자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알판을 치장하는 것에서는 같겠네요.

 

신작이 아닌 골동 기물에서 화각장과 자개장의 수리를 생각해보자면...

 

화각장에서는 난이도와 시간도 문제지만 전승자가 몇 분정도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고, 자개장의 경우는 우리 고유의 청패(통영지역 자연산 전복패)가 재벌 부인이 와도 구하기 쉽지않다는 점입니다.

 

다연에서 내 놓은 이 화각 신작 가격이 100만원이고 쥐벽칸이든 머름칸이든 한칸만을 복원한다고 가정해보면...

일단 소뿔 하나가 필요한데 이게 단순하게 하나가 아니라 많게는 수백개중 쓸만한 것을 하나 골라서 화각 한 장을 만들어요. 그것도 건조까지 5개월 이상...한 칸 복원이지만 기물 전체를 분해해야될거예요.

 

여기에 거꾸로 도안해서 오방색 안료로 그리고...

저의 설명과 말은 아주 간단하죠. 여러분이 신작 주인이라면 한칸 복원하시는데 우리나라에 몇명 남은 전승 복원자에게 복원비를 얼마를 책정해 주실건가요? 50만원? 100만원? 신작 값이 얼마인데? 따라서, 신작 중 상태가 좋은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화각장 골동품을 생각해볼까요?

 

다연 주인장께서 올리신 글에 음 일천 선생님 작품도 의미가 상당하겠지만 그 이전부터는 골동품일 것이고, 조선시대는 죽은 소까지 철저하게 수량을 파악하고 통제했는데 그 시점이 대략 1910년 까지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 시기 기물들은 거의 국가나 왕실 기물 수준인데, 아마 이런 기물 복원은 상당히 난해할 것 같습니다. 숭례문 복원에서 봤듯이 단청의 오방색 안료를 알 수 없어 일부 안료는 화학 안료를 사용했다지요. 그런데 화각장은 단청 안료를 사용합니다. 얼마 전 포항 근교에서 오방색중 녹색 원료인 뇌록 암석이 다수 발견된 정도지요.

 

사이비 복원은 셀롤로이즈나, 아크릴판을 얇게 만들어 그림을 넣는 방식인데... 차라리 하지마세요.

 

이번에는 자개장 복원에 대한 설명입니다.

골동에서 자개나 화각장의 틀(백골)은 금강송이나 향나무가 정석이고 신작에서 자개장 복원은 자개 종류별 여분이 많기 때문에 복원 방식은 정석이 아니어도 모방은 가능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골동 자개는 항상 청패를 사용해야 되는데 우리 전통 청패(통영 지역의 자연산 전복패)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인데요. 따개비가 많이 붙은 자연산 전복 껍데기를 전복집에서 몇 자루 구하면 가능하다고 보통 생각하실 터인데 ..이런 생각은 절대금물입니다. 기계 연마로 기술이 좋은 요즘에도,, 일단 자개 자체가 상당히 커야 되고 설령 큰 자개라도 연마해보면 그 중 사용 가능한 부분이 얼마되지 않습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예전엔 자개를 작두로 가늘게 썰어 끈음질로 붙이고 섭패 자체가 크지 않았겠지요..아무튼 이렇게 연마해 섭패로 만들면 모든 소라나 조개류가 그러하듯이 처음 주둥이 부분, 즉 입구 부분이 가장 화려하고 영롱합니다.그럼 우리 청패가 어떠해서 세계 최고라고 말하냐면 ..청아하고 영롱하고 카멜레온 같기도 하고 골짜기와 산맥도 보이다 없어지기도 하고...아무튼 좋은 점을 말로 표현하기가 그래요.

 

제가 알기로는 강원도 고성에 우리 청패 연마할 수 있도록 세팅된 연마기를 가진 공방이 한 군데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재료와 가공비용..설령 재료를 구해 가도 엄청난 노스는 당연히 각오하셔야...그래서 우리 청패는 재벌 부인이 와서 주문해도.....

 

우리 청패를 대체할만한 것으로는 일본 전복패가 있습니다. 이 일본 전복패를 (구로봉)이라 부릅니다....구로봉이란 용어는 자개분야도 30분야가 넘기 때문에 이 분야 종사자들도 잘 모르고 섭패 가공하시는 분들에게 익숙한 용어입니다.

 

그런데 이 구로봉도 구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이유는..자개라는 것이 전부 수입인데 한때는 호주패를 집중적으로 수입하다가 한때는 맥시코 패를 한때는 동남아 패를...이런식의 유행 아닌 유행이 있습니다.. 구로봉 역시 아주 오래전에 스쳐간 종류라서 ..억지루라도 구하실려면 ....섭패 소도매상 선반이나 구석에 먼지가 쌓인 상태로 견본이 조금 있을지 모르는 정도입니다. 최상품 구로봉패가 우리 보통 청패의 90% 정도 수준은 쫓아가는 정도입니다. 예를들어, 최상품 구로봉으로 넓은 면이 아닌 상사 썰기로 나온 가는 상사를 끈음질로 붙였다 라고 가정하고 이를 우리 청패와 구분하라면 수십년 종사자들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넓은 면도 쉽지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개 주변이 변해서 골동으로 보이는 것 일뿐 자개는 100년이 지나도 변색이 거의 없습니다..제 테스트 결과로 볼떄~

 

화각장의 화각공도 매한가지지만 골동 자개 역시 당시에 해녀가 물질이라도 할 수있어 전복 자체를 어느 정도 구할 수 있었던 입장도 아니고 , 지금처럼 정교하게 제작할 수 있는 기계나 방식이 발달한 것도 아니고 모든 과정을 대부분 혼자서 했겠지요. 그 공력을 생각해보셨나요. 당연히 기물에 혼이들어가겠지요.

 

복원시 재료 정도는 알고가셔서 너무 독박은 쓰지 마시고 복원자의 과장에 속지는 마시되 정당한 복원이라면 복원 수리비용 아깝게 생각하지 마시고 더 후하게 계산해주세요. 그리고 옛날 기물 아껴주세요.

 

 

- 화각장에 관한 서울88님의 댓글입니다

 

 

.

'오래된 시간 > 고가구-About' 카테고리의 다른 글

About 자개 혼례함  (0) 2017.02.08
고가구-About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0) 2017.01.21
About 남원 책반닫이  (0) 2017.01.20
About 오동나무 벼루함&휘가사  (0) 2017.01.20
About 배나무 함  (0) 2017.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