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응용 - How?

액자가 있는 풍경

다연바람숲 2016. 8. 9. 17:00

 

 

 

 

 

 

 

 

 

 

 

 

 

 

 

 

 

 

 

 

비밀 / 김상미

 

 

애인을 가슴에서 꺼내 벽에 걸어두니 참으로 조용하다. 벽에 걸린 벽의 침묵이 세속과 다른 냄새를 애인에게 발산하여 애인은 지금 한창 침묵중이다. 침묵이란 본래 심장 가까이 두는 물건이라 맛만 들이면 세상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깊은 맛을 발산한다.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침묵 속에 침전해 있던 애인이 어느날 덜컹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불과 얼음의 우화 따위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방안은 금세 격동으로 치닫는다. 저마다 제 몸에서 흘러나온 침묵의 해류에 휘감겨 십자가에 매달리듯 서로에게 매달리게 된다. 마치 그 속에서 정화되어 다시 솟는 분출만이 달리는 기차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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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걸어두든 내 마음입니다.

내가 그린 그림이고 나의 풍경입니다.

그것들의 크기와 그것들이 분할해 가진 공간과 그것들이 그려내는 구도와 그것들이 완성해가는 그림도 나의 마음입니다.

 

벽에 걸린 벽의 침묵

침묵이란 본래 심장 가까이 두는 물건이라 맛만 들이면 세상 무엇과도 바꾸고싶지않은 깊은 맛을 발산한다는데 거기 벽 거기 침묵 속에 어느 애인을 걸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