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오늘의 느낌은 안녕합니다.

다연바람숲 2016. 3. 8. 18:27

 

그저 적당히 조금 비어있는 상태로는 안된다.

지금의 안정으로부터 더 멀어져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뻗어나가는 것도 있다.

 

나는 지금 여행 중이고 안경을 가져오지 않아 먼 것을 보는 일이 어렵지만 두고 온 것을 아까워하지 않기로 한다. 먼 것을 흐릿하게 보는 것으로 다행이며 가까운 것을 꼭 붙잡고 있을 수 있으니 다행인 것으로 치면 그만이다.

 

이병률 <내 옆에 있는 사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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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쓰고보듯 선명한 삶이란 없지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내 자신이 어느 날엔 가장 낯설고 멀게 느껴질 때가 있고, 내가 모른다고 생각했던 누군가를 그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있다 느껴질 때도 있는 법이지요.

 

가까이 보면 그저 몇 구루의 나무들이 멀리서 바라보면 비로소 숲으로 보이고 멀리서는 보이지않는 이슬들이 가까이서 바라보면 보석처럼 빛나기도 하는 것이지요.

 

더러는 멀어져야 보이는 것들이 있어서 이만큼 혹은 저만큼의 거리가 필요하기도한 것이고, 더러는 송두리째 엎고 비워야 새롭게 뻗어나가는 것들이 있어서 이만큼 혹은 저만큼의 안정된 시간이 필요하기도한 것이지요.

 

흐린 하늘여도 봄바람 순하더니 꽃샘이 오고있다지요.

이웃집 도로시요정은 어제 봄바람에 매혹되어 꽃화분 모두 밖으로 내어놓았다가 꽃샘소식에 오늘은 다시 안으로 꽃들 모두 들여놓았다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꽃샘바람이 따끔,

꽃 피려는 마음을 할퀴고 지나가는데도 말이지요.

오늘의 느낌은 정말 안녕합니다.

 

여러분도 모두 안녕하신가요?